분류 전체보기602 법의 심판대에 오른 ‘대서양 노예무역’… 이주·착취에 황폐, 발전의 ‘씨앗’은 없었다 300년 만에 ‘대서양 노예무역’ 법의 심판대 ㆍ카리브해 14개국, 영국·프랑스·네덜란드 상대 소송 ㆍ“과거사 아니라 현재에도 빈곤 등 고통… 보상 받아야” 유럽 제국들은 17세기 이래로 아프리카에서 ‘노예’들을 실어다 ‘신대륙’에 이식했다. 미주 대륙에 옮겨진 흑인 노예들이 설탕과 커피 등을 재배하면 제국들은 이 상품들을 가져다 유럽에 팔았다. 이른바 ‘대서양 삼각무역’의 시대에, 카리브해에 끌려간 아프리카 출신들과 그곳의 원주민들은 서양인들의 노예로 수탈당했다. 설탕을 판 돈으로 서방은 산업화를 일궈냈지만 노예들이 일했던 카리브해 지역은 지금도 굶주리고 있다. 이들에게 식민지배와 노예무역은 과거의 일이 아닌 ‘남겨진 유산(lingering legacy)’이다. 이 작은 섬나라들이 300여년 만에 과거.. 2013. 7. 29. [2013 현장 보고서 - 물은 기본권이다] ‘절대 빈곤율 69%’ 볼리비아 사파하키 학교에 마을서 하나뿐인 수세식 화장실… “하루 다섯 번씩 손 씻으러 와요” 볼리비아 중서부의 사파하키는 투나(선인장 열매)와 복숭아, 배, 무화과, 포도 등 과일이 잘 자라는 산악지대다. 지난 5월29일(현지시간) 사파하키의 한 마을을 찾았다. 가는 길은 시작부터 만만치 않았다. 동 트기 전 수도 라파스를 떠나 자동차로 1시간 반을 달렸다. 라파스주 끝자락에 있는 톨라 마을에 들러 아침을 먹으며 흙길에 대비해 차를 점검했다. 다시 출발을 하자마자 포장도로가 끊기고 구불구불한 자갈길이 이어졌다. 앞차가 속도를 내면 뒤차는 자욱한 먼지에 창문을 열 수도 없었다. 찜통더위 속에 2시간 반을 더 갔다. 서울~천안 거리를 꼬박 4시간이 걸려 도착한 사파하키주 아이루이라마 마을의 투파카타리 초등학교에는 아이 32명.. 2013. 7. 28. 미국 백악관 출입기자의 ‘대모’ 헬렌 토머스 기자 별세 50년간 미국 백악관 기자실을 지켜온 백악관 출입기자들의 ‘대모’ 헬렌 토머스 기자가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미 중견언론 모임 ‘그리다이언 클럽’(Gridiron Club)은 이날 “토머스가 다음달 4일, 93번째 생일을 앞두고 숨졌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부터 현재 버락 오바마 대통령까지 10명의 전현직 대통령을 취재한 백악관 기자실의 터줏대감이었다. 백악관 브리핑실에서 열리는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토머스가 “안녕하세요. 대통령님”이라고 인사를 하며 시작, “감사합니다. 대통령님”이라고 끝을 맺던 때도 있었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8월4일 헬렌 토머스 기자의 89번째 생일을 맞아 컵케익을 선물하고 있다. AP 192.. 2013. 7. 21. ‘빅브러더’ 미국, 실리콘 밸리와 100여년간 은밀한 ‘정보 공조’ ㆍ밸리 처음 만들어질 때부터 긴밀한 협조 ㆍ유럽 국가들, ‘프리즘’ 정체 드러난 후 ‘전문 스파이 기술’ 위협 받을 위기감에 강도 높은 반발 세계 국가들이 사이버 안보를 두고 각을 세우고, 정보 당국은 새로운 감시 기술을 타국보다 먼저 확보하려고 경쟁을 벌인다. 막지 않으면 뚫리는 싸움이다. 정보력이 국력이다. 미국 국가안보국(NSA) 기술 협력사 직원이던 에드워드 스노든(30)의 폭로로 드러난 국가안보국의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 ‘프리즘’은 정부의 감시에 대한 공분을 일으켰지만 정보 당국은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스노든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페이스북 등 많은 기술기업들이 이 작업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첨단기술의 중심지 실리콘 밸리 업체들은 이번 사건과 거리를 .. 2013. 7. 19. 중앙 아메리카 경제 뒤흔드는 커피 병충해 중앙아메리카의 커피 산지가 곰팡이 병충해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중미 경제 전반을 뒤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고급 원두인 ‘아라비카’를 주로 생산하는 중미 커피 농장의 절반이 커피 ‘녹병’에 시달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곰팡이균이 퍼져 나뭇잎이 녹색 반점 형태로 타 들어 가는 이 병은 전염성이 강해 확산을 막으려면 뿌리째 뽑아버리는 방법밖에는 없다. 커피 나무를 새로 심어 다시 열매를 수확하려면 최소 3년의 시간이 걸린다. 특히 이번 녹병은 그동안 안전지대로 꼽혔던 고지대 농장에도 확산돼 피해를 키웠다. 평년보다 많은 강수량과 높은 기온이 수년간 이어진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적된다. 습기와 더운 날씨는 곰팡이 균을 키우는데 최적의 조건이다. 이 때문에 2012~2.. 2013. 7. 15. 기후변화, 관광도 바꾸다 짙푸른 청자 안료를 풀어놓은 것 같은 물빛의 인도양 섬 몰디브는 지상낙원으로 불린다. 아름다운 이 섬엔 2100년이면 푸른 빛 바닷속으로 가라앉는다는 ‘시한부’ 선고가 내려져 있다. 몰디브는 저지대에 있는 산호섬 1100여개로 이루어진 국가다. 가장 높은 섬이라고 해야 해발 2.4m 정도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으면서 80년 후면 해수면이 1.4m 올라간다니, 섬 대부분이 물에 잠기게 생겼다. 섬을 가라앉히고 있는 물은 어디선가 무너져 버린 빙벽의 일부일 것이다. 또 다른 삶의 터전 역시 위협받고 있다는 의미다. 기후변화는 산업화로 시작돼 가속화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부유함과 세계 패권을 좌우할 힘까지 가지게 된 국가들은 일말의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정작 충격은 혜택을 누리지 못한 가난한 국가들이 짊어.. 2013. 7. 3. 현대 터키의 국부 무스타파 케말 부활하다 6월 17일(현지시간) 터키 이스탄불의 중심 탁심광장에 한 남성이 서 있다. 메고 있던 가방은 바닥에 놓고,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우두커니 있다. 행위예술가 에르덤 귄뒤즈(34)는 정부에 항의하기 위해 모였던 시민들이 경찰의 최루가스와 물대포 공세로 주말 새 모두 쫓겨난 이곳에 서서 새로운 한 주를 맞았다. 귄뒤즈는 8시간 내내 광장 맞은편의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문화관을 말없이 멍하니 바라봤다. 건물 외벽에 내걸린 두 장의 터키 국기 사이로 케말의 대형 초상이 보인다. 그는 케말의 얼굴을 말없이 응시하고 있었다. 6월 6일 터키 수도 앙카라에 모인 시민들이 아타튀르크의 사진 주변에 모여 있다. 앙카라/AP연합뉴스 반정부 시위 정체성 상징으로 등장 케말은 종교와 분리된 세속적 현대 터키공화국을.. 2013. 7. 2. 이민자에게 미국은 고난의 나라?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던 기회의 땅 미국이 누구든 다칠 수 있는 위기의 땅이 됐다.” 4월 15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열린 보스턴 마라톤 폭탄테러의 충격을 보도한 AP통신은 현장 상황을 이같이 설명했다. 3명이 숨지고 264명이 다친 이날 사고의 범인은 체첸계 형제, 타멜란 차르나예프(26)와 조하르(19)였다. 형 타멜란은 체포 과정에서 사망했고, 동생 조하르는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4월 15일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보스턴 마라톤대회의 결승선 인근에서 폭탄이 터진 직후 시민들이 놀라 달아나고 있다. | 보스턴/AP연합뉴스 미 전역을 또 한 번 테러 공포로 몰아넣은 이번 사건은 외부세력이 아닌, 어린 시절 이주해 미국 젊은이들과 함께 성장한 이들이 벌였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이.. 2013. 5. 7. [우고 차베스 타계] 불평등·가난과 싸운 사회주의 영웅이자 14년 집권 독재자 ㆍ‘혁명의 풍운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국민들이 네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선택한 혁명의 풍운아였다. 빈부격차 해소와 사회주의 혁명을 기치로 1998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뒤 빈민층의 절대적 지지에 힘입어 14년간 장기 집권한 중남미의 대표적인 좌파 지도자이다. 지난해 대선 승리로 집권 20년의 길을 열었지만 암에 발목을 잡히며 마지막 임기는 시작도 하지 못한 채 5일(현지시간) 눈을 감았다. ▲ 자본주의 넘어선 대안 모색 양극화 해소 경제 개혁 성과 기득권층은 ‘권위주의’ 비판 ▲ 반미·중남미 통합에도 앞장 병마로 신사회주의 꿈 접어 1954년 7월28일 수도 카라카스 남서쪽의 작은 시골 마을 사바네타에서 태어난 그는 화가와 야구선수를 꿈꾼 평범한 소년이었다... 2013. 3. 6. 프랑스는 말리내전에 왜 개입하나 사하라 사막 남쪽 교역로가 지나던 서아프리카는 황금과 소금, 노예 등 무역의 중심지였다. 대형 왕국들이 이 지역 주도권을 갖기 위해 각축전을 펼치며 번영했다 저물었고, 근대 유럽 대국들은 앞다퉈 식민지를 건설했다. 20세기 중반에서야 독립을 맞았지만 질곡의 역사는 끝나지 않은 듯하다. 서아프리카를 활동무대로 만들려는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과 이를 저지하려는 서방세력 간 교전이 본격화했다. 타의에 의한 소용돌이가 또 다시 시작된 셈이다. 말리 수도 바마코 군 공항에서 프랑스 군인들이 13일(현지시간) 작전 수행을 준비하고 있다. | 바마코/신화연합뉴스 북쪽에 알제리, 동쪽은 니제르, 남쪽으로 기니, 서쪽은 세네갈 등 총 7개 나라와 국경을 접한 말리는 한때 서아프리카의 최고 민주주의 국가였다. 1960년.. 2013. 1. 22. ‘아랍의 봄’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아랍의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인가. 봄이 왔으나 봄을 느낄 수 없다. 2년 전, ‘아랍의 봄’의 훈풍을 꿈꿨던 이 땅에는 갈등과 반목이 자욱한 겨울 한파가 닥쳤다. BBC가 뽑은 지난 2년간 아랍에서 일어난 10가지 주요 사건을 보면 급변한 지역 정세가 읽힌다. 2010년 12월 취업 대신 노점상을 할 수밖에 없었던 튀니지 청년의 죽음은 현실에 환멸을 느끼며 불완전 고용과 실업에 고통받던 아랍 젊은층의 현실을 대변하며 혁명을 촉발시켰다. 부패에 대한 분노, 올라가는 식품값, 자유에 대한 결핍은 벤 알리 튀니지 대통령 축출로 이어져 아랍 붕괴 도미노의 서막을 알렸다. 아랍 최대 인구를 가진 이집트는 무적 경찰과 맞선 시위대가 타흐리르 광장을 점령했고 이들은 예멘·바레인·리비아·시리아로 혁명을 전파했다... 2012. 12. 18. 이전 1 ··· 51 52 53 54 5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