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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재미난 세계

재정난 포르투갈, 국가 보유 ‘거장 미술품’ 팔려다 ‘국민 저항’ 역풍

by bomida 2014. 2. 6.

ㆍ호안 미로 작품 85점 경매 시도


재정난을 겪고 있는 포르투갈 정부가 세계적 거장인 후안 미로의 그림들을 경매를 통해 매각하려다 국민의 거센 저항에 부딪혔다.


페드루 파수스 코엘류 포르투갈 총리는 5일 스페인 초현실주의 거장인 후안 미로의 그림 매각을 강행하겠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유럽연합과 국제통화기금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은 포르투갈은 올해 5월 졸업을 목표로 재원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안의 하나로 국가 소유인 미로 작품 85점을 내다팔기로 하고 영국 런던 크리스티에 경매를 의뢰했다. 유명한 ‘여자와 새들’(약 123억원)와 ‘젊은 여인의 초상화’(약 53억원) 등을 포함해 경매가는 4900만달러(약 530억원) 정도로 추정됐다. 하지만 크리스티는 법적 절차에 문제가 있다며 경매 시작 전날 이를 취소했다. 포르투갈 미술계와 야당인 사회당은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며 사법부에 계획 철회를 요청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젊은 여인의 초상화. wikipaintings


법원은 이를 기각했지만 포르투갈 내 거센 반발이 크리스티에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포르투갈 정부는 크리스티가 거부하면 경매 회사를 바꿔서라도 그림 매각을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파산한 미국 디트로이트시도 시립미술관이 소유한 미켈란젤로의 스케치, 반 고흐 자화상과 피테르 브뢰헬의 ‘결혼식 춤’ 등 2800점을 경매 처분하려다 시민들의 반발을 샀다. 그림을 감정한 채권자들은 경매사 크리스티가 수백만달러의 가치를 누락시켰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시민들은 크리스티가 불황을 이용해 이윤을 챙긴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경매사 크리스티로까지 불똥이 튄 경매 논란은 각종 재단이 디트로이트가 내놓은 거장들의 작품들을 사들임으로써 일단락됐다.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은 그리스는 지난해 이오니아해의 6개 섬을 카타르에 팔고 아테네 아크로폴리스의 유적 지대를 매물로 내놓았다. 이탈리아 역시 부델리섬을 뉴질랜드 기업가에게 팔려다 국내 환경운동가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