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의 소식을 키워드로 알아볼까요.
-국내 유통과 관광기업들은 중국 손님들을 받느라 한창 바빴습니다.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이 많아지면서 가을철 특수가 형성되기 시작됐다고요.
=보통 '요우커(遊客·중국인 관광객) 특수'라고 부르는데요. 요우커는 중국말로 유량을 떠나는 사람을 뜻하는데 국내에서는 중국인 관광객을 특정하는 단어로 쓰기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쇼핑을 하기도 편해서 해외여행 붐이 시작된 중국에서는 한국을 찾는 이들이 많아졌죠. 초기에는 서울 광화문이나 명동, 동대문 정도만 관광을 했지만 이제는 경기도에 위치한 아웃렛 매장들을 가거나 대형 마트에서 생활용품을 사가는 중국인도 많아졌습니다. 한국산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먹는 분유나 기저귀를 대량으로 구매하는 주부들도 있다고 하네요. 백화점들은 일인 당 수 천 만원을 쇼핑하는 큰손 고객을 잡기 위한 중국인용 VIP 행사도 준비하는 추세입니다.
-이 기간에 중국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가 있습니까.
=중국은 9월 우리의 추석과 같은 중추절 연휴와 10월에는 국경절 연휴가 연속으로 있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기념일인 국경절의 경우 올해는 공식적으로는 10월 1일부터 3일까지이지만 통상 일주일 휴가를 가기 때문에 7일까지 이어집니다. 이 기간 대규모 여행단들이 가까운 한국으로 놀러오는 것입니다. 2011년에는 중국 기업인 바오젠 그룹에서 9월 연휴에 맞추서 직원 1만2000명을 보름간 순차적으로 포상 차원의 제주도 여행을 선물하기도 했는데요. 당시 엄청난 인파를 기념하기 위해 제주시 연동에는 '바오젠(寶健) 거리'도 생겼습니다.
-여름 휴가철과 추석 연휴가 끝난 10월은 국내 여행 비수기로 불렸는데 요우커 행렬이 이 공식도 바꿔놨다고요.
=국내 저가 항공사인 제주항공은 김포~제주와 부산~제주 노선을 10월에만 150편 넘게 추가 투입 했는데요. 이 특별편 좌석은 총 2만8000석 정도가 됩니다. 보통 8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국내 여행은 비수기 기간으로 잡혀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일입니다. 증편을 하게 된 것 역시 중국 관광객 때문인데요. 제주의 경우 이제 10월은 최성수기가 됐다고 하네요. 월별 관광객 수를 보면 보통 10월은 4월, 5월, 8월에 이어 4위 정도였는데 2011년 2위로 뛰어오르더니 지난해에는 가장 많은 인원이 몰렸습니다. 당시 10월 한달에만 93만8860명이 방문을 했다고 하네요.
-가을이 되면서 본격적인 하반기 취업 시즌도 시작이 됐죠. 대기업을 선호하는 대학생들이 많아지다 보니 입사 시험경쟁도 치열하지 않습니까.
=대학가에서는 대기업 공채가 진행되는 시기를 고시철이라고도 부르는데요. 각 기업 채용의 첫 관문인 인·적성 시험이 연달아 시작하기 때문인데요. 기업별로 자신들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춰 직원을 뽑기 위해 각자 개발한 시험을 치릅니다. 이 시험 결과와 자기소개서 등으로 서류 전형을 합쳐 1차 합격자를 정하거나 서류전형을 먼저 치르고 2차고 인적성 시험을 보기도 하죠.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대학 졸업생들의 진로를 결정하기 때문에 삼성고시나 현대차고시, LG고시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특히 대기업 경쟁률이 상당하다고요.
=삼성을 보면 최근 3년간 그룹 전체 삼성직무적성검사 수험생 수는 2011년 6만명에서 2012년 8만명, 2013년 10만명까지 늘어났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가기 위해 치르는 수학능력시험을 보통 60만명 정도 치르고 9급 공무원은 20만명이 몰리는데요. 국내에서 치러지는 시험 상 세 번째로 많습니다. 고시라고 불릴만하죠. 현대·기아차그룹 역시 1200명을 뽑는 데 10만명이 넘게 지원서를 냈습니다. 이들 중 서류 전형을 통과한 약 1만명이 직무적성검사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고 하네요.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면서 대기업들의 채용규모가 늘어나지 않았습니까.
=한 채용정보업체가 공기업을 제외한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200여개 업체의 채용 계획을 가지고 통계를 냈는데요. 총 2만1933명을 뽑겠다고 해서 지난해 하반기보다 15.6%가 늘었습니다. 그렇지만 각 회사 평균 채용 인원은 105명으로 지난해 110명보다 조금 줄었는데요. 각 기업별로 뽑는 수는 늘리지 않았지만 한동안 신입사원을 뽑지 않다가 경기가 나아지면서 다시 채용을 시작한 기업이 생긴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5일 부산 해운대 해수욕장 부산국제영화제 야외무대에서 영화 <감시자들>의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매년 이 때쯤이면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이 부산으로 집중되는데요.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했습니다.
=지난 3일 오후 해운대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성대한 막을 올렸는데요. 벌써 18회째 열리는 축제입니다. 올해는 70개국에서 301편이 초청돼 12일까지 열흘간 상영이 됩니다. 개막작들을 비롯해 대부분의 영화가 조기 매진돼 큰 관심을 반영했습니다. 이기간 부산에서 업계 종사자들만 참여하는 아시아필름마켓(APM)도 열리는데요. 완성작을 사고팔거나, 기획·제작 중인 영화 투자도 협의하는 자리라고 하네요. 49개국에서 지난해보다 13% 늘어난 1100여명의 각국 바이어가 참여할 전망입니다.
-한국 영화의 강세가 올해도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2년 연속 1억 관객을 돌파했다고요.
=영화진흥위원회는 지난 4일 기준으로 유료 관객 수가 1억명을 넘어섰다고 밝혔습니다. 연간 관객이 1억 명을 넘긴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인데요. 도달시기는 더 빨라졌습니다. 작년에는 11월 20일에 1억 명을 찍었고 연말까지 1억1400만명 정도가 한국 영화를 관람했는데요. 올해는 지난해보다 47일 이르게 1억명 넘어섰습니다. 연말 성수기가 지나면 2억 명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이정도면 국내에서 관객 동원 최대치에 다다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연 평균 영화관람 횟수는 3.83회인데 이는 이미 미국인들의 3.88회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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