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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긍정 키워드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좌상/도쿄국립박물관 고종 투구/태풍 없어 사라진 못난이 과일

by bomida 2013. 10. 3.

한 주간의 소식을 키워드로 알아볼까요.


-14세기 만들어진 금동관음보살좌상을 두고 한국과 일본 문화계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고요.


=이 불상은 지난해 10월에 국내 절도범들이 일본 쓰시마(對馬)섬 관음사(觀音寺)에서 훔쳐 국내로 밀반입한 도난 문화재입니다. 지난달 말에 유진룡 문화체육부장관과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일본 문부과학성 장관이 광주에서 회담을 가졌는데요. 회담 후 시모무라 장관은 일본으로 돌아가서 기자회견 도중 불상 반환을 요청했고 유 장관이 돌려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이를 두고 한국 정부가 처음으로 반환을 공식화했다고 보도하면서 논란이 일어났죠.

 


-불상은 원래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지지 않았습니까.


=고려시대(충숙왕 17)였던 서기 1330, 부석사에서 만들어져서 쓰시마 섬에 건너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내로 밀반입 된 후에는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보관 중인데요. 일본 정부는 계속 반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지난 2, 대전지방법원이 '일본 관음사가 불상을 정당하게 취득한 사실이 재판에서 확인될 때까지 반환을 금지한다'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렇게 소유 관계를 두고 민감한 공방이 오고가는 때에 주무 부처 장관이 반환을 공언한 점 때문에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죠. 문화부는 약탈된 문화재는 반환돼야 한다는 원칙을 말한 것 뿐 이라고 해명을 했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은 불상을 돌려주지 않으면 실제 원소유자가 누구인지를 떠나 한국에 대한 반감을 키운다며 우려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다른 우리 문화재 환수에 좋지 않는 영향이 끼닐 수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20개국 ( 579)에 우리 문화재 152915점이 보관돼 있는데요. 이 중 66824점이 일본에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고종황제가 썼던 조선왕실의 유물이 새로 확인이 됐죠. 박물관 전시를 시작했는데 왕실에서 쓰던 것이라는 설명은 빠진 채 공개가 됐다고요.

 

=도쿄국립박물관 전시실에 조선시대 갑옷과 투구가 지난 1일 처음 전시됐습니다. 투구꼭대기에 봉황무늬 백옥 장식이 있고, 갑옷에 호박단추와 금으로 된 용 장식 5개가 달려있는데요. 국내 전문가들은 조선의 군사최고직인 대원수, 즉 국왕이 쓰던 물품이 틀림없다고 확신을 하고 있죠. 이날 공개에 맞춰 박물관을 찾은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측은 제작시기를 고려해 볼 때 고종이 사용하던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박물관에는 조선왕실 유물이라는 설명은 없고 19세기에 만들어진 용 봉황무늬 두정 갑옷과 투구라고만 써있습니다.

 


도쿄 국립박물관에 1일 고종황제가 썼던 것으로 추정되는 왕실 투구가 전시돼 있다..도쿄/연합뉴스


-박물관측은 이 투구를 어디서 받은 것인가요.


=투구 설명에는 오구라 컬렉션으로부터 기증받았다는 안내가 있습니다. 이날 전시가 시작된 20점의 유물 중 10점이 이곳에서 온 것인데요. 오구라 컬렉션은 일본인 사업가 오구라

다케노스케(小倉武之助·1870~1964)가 일제강점기 한반도에서 수집한 문화재입니다. ‘명성황후를 시해한 자객이 당시 방에서 들고 나온 소반이라는 설명이 붙은 풍혈반도 있습니다. 한국은 1965년 한일조약 체결 전에 문화재 반환협상에서 이 오구라 컬렉션에 포함된 문화재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개인재산이라는 이유로 제외됐죠. 국제박물관협의회는 도난품을 기증받거나 구매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도쿄박물관이 조선왕실 유품을 갖게 된 경위에 대해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한반도는 이례적으로 태풍 없는 한해가 될 것 같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고요.


=6월과 8월 태풍의 영향으로 제주 먼 바다에서 파고가 높아졌던 적은 있지만, 한반도 내륙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태풍은 없었습니다. 기상청은 “10월부터는 찬 공기 덩어리를 몰고 오는 대륙 고기압이 세를 더 확장하기 때문에 앞으로 한반도가 태풍 피해를 입을 가능성은 줄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대륙 고기압 세력이 강해져서 러시아 시베리아 바이칼호 부근의 찬 공기가 한반도를 덮으면 보통 태풍이 발생을 해도 한반도를 비켜 갑니다. 늦여름인 8월 중순에서 9월 초 발생하는 태풍은 약해진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올라오는 진로 때문에 우리나라에 피해를 주죠. 올해는 고기압이 유독 강해서 이 '태풍의 길'이 한반도 쪽으로 생기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직 좀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달도 무사히 넘어가면 2009년 후 4년 만에 태풍 피해가 없었던 한 해가 되겠군요.


=그렇습니다. 1904년 태풍 관측이 시작된 이래 이런 경우는 1920년과 19471988년과 2009년 등 4차례에 불과합니다. 지난달 30일 발생한 제22호 태풍 스팟(SEPAT)’이 북상 중이고 제23호 태풍 피토(FITOW)’도 필리핀 동쪽 해상에서 발생한 상태이기 때문에 아직 완전히 안심할 수는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도 과일이 익는 늦여름과 초가을에 태풍이 오지 않아서 올해는 과일이 풍작이라고 하죠. 대형마트에서 떨이 행사를 하던 낙과 상품도 사라졌다고요.

 

=보통 못난이 과일이라고 부르죠. 태풍 피해를 입은 과수원에서 겉면에 흠집이 나거나 모양이 상한 과일들을 부르는 말인데요. 가을철 햇과일이 나올 때 잠깐, 싼 값에 팔립니다. 대형마트에서는 정상과일의 반값 수준에 나왔었는데요. 맛은 큰 차이가 없어 인기가 많았습니다. 보통 태풍이 오면 과일의 40% 정도가 떨어진다고 하는데, 자연적으로 떨어지는 것이 10~15% 정도 되니까 낙과율이 3배나 높죠, 그래서 태풍 발생은 그해 과일 생산량과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올해는 태풍 없이 지나간 덕에 사과와 배 생산이 20~30% 늘었습니다. 가격도 도매가 기준으로 지난해에 비해 30~40%씩 떨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