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2014년 6월 이라크 모술 알누리 대모스크에서 칼리프 국가를 선언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수차례 사망설이 불거졌던 그는 28일(현지시간) IS 전투원들에게 결사항전을 촉구하는 음성 메시지를 공개했다. AP연합뉴스
수차례 사망설이 불거진 이슬람국가(IS)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45)의 육성이 11개월만에 공개됐다. 그의 목소리는 IS 전투원들을 향해 ‘끝까지 싸우라’는 메시지를 전했지만 생사는 여전히 미궁 속이다.
이슬람국가의 선전 매체 알푸르칸은 28일(현지시간) 46분짜리 알바그다디의 음성파일을 공개했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그는 IS 전투원들을 향해 “칼리프 국가의 군사들이여, 적을 향해 전쟁의 화염을 일으켜 곳곳에서 그들을 포위하고, 당당하며 용감하게 맞서라”고 밝혔다. 또 이라크·시리아·사우디아라비아·북아프리카 등지의 IS 추종자들을 언급하며 “후퇴나 패배감에 주의하고 협상과 항복도 조심하라”며 “무기를 절대 내려놓지 말라”고 말했다.
이번 음성이 언제 녹음됐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두 달 전 이라크 모술에서 IS가 함락된 사실과 북한의 핵실험, 쿠르드자치정부(KRG)의 분리독립 투표 등을 이야기한 것에 비춰 비교적 최근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테러 감시단체 ‘시테’의 리타 카츠 대표는 “이날 목소리는 종전에 유포된 알바그다디 육성과 확실히 같다”고 말했다.
알바그다디의 메시지가 맞다면 그는 지속적으로 사망설이 돌고 있는 것과 달리 현재 살아있거나 최소 지난달까지 생존해 있었던 셈이다.
그의 사망설은 지난해 10월 시작된 이라크 정부군의 모술 탈환 작전과 미군 주도 연합군의 시리아 락까 공습이 본격화된 이후 여러번 나왔다. 지난 6월 러시아 국방부는 락까에서 공습 도중 알바그다디가 사살됐는지 여부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7월엔 이라크 언론이 소식통을 인용해 “IS가 알바그다디가 사망했다는 성명을 내고 새 칼리프(지도자)의 이름을 공개했다”고 보도했으나 이 역시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의 사망설을 계속 부인해왔다. 미군 관계자는 이날 알바그다디의 새 음성에 대해 “그가 사망했다는 검증가능한 증거 없이는 계속 살아있다고 추정할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미국 정부는 바그다디에게 빈라덴과 같은 2500만달러(약 287억원)의 현상금을 내건 상태다.
이날 공개된 음성은 사망설을 불식시키고 바그다디의 건재함을 드러내 조직원들의 결사항전을 부추기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IS는 최대 근거지 모술에서 패한데 이어 상징적 수도인 락까 함락도 임박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알바그다디는 2014년 6월 IS의 칼리프 국가 선언과 함께 자신을 IS의 칼리프로 공표하며 처음으로 세상에 존재를 알렸다. 이라크 북부 사마라 출신인 알바그다디는 이라크 주둔 미군과 싸웠던 전사 출신이다. 본명은 이브라힘 아와드 이브라힘으로 성장 배경이나 이력은 바그다드 대학에서 이슬람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슬람 사원의 성직자였다는 것 외에 알려진 것이 없다. 2010년 IS의 지도자 아부 오마르 알바그다디가 숨진 뒤 조직을 물려받은 그는 2011년 사살된 알카에다를 이끈 오사마 빈라덴의 후계자를 자처했으나 IS의 지나친 잔혹 행위로 알카에다와 갈등을 빚다 결별해 주도권 다툼을 벌여왔다.
그가 외부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칼리프 선언 다음달 모술 알누리 모스크에서 공개적으로 설교를 한 때가 거의 유일하다. 이번 녹음 공개처럼 목소리로만 존재를 알려왔다. 그가 살아있다면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조르나 이라크·시리아 국경지대에 숨어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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