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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람들

[월드피플] 힐러리 클린턴 “트럼프는 리얼리티 스타, 샌더스는 약속 남발자”

by bomida 2017. 9. 11.


지난해 10월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학에서 열린 대선후보 2차 토론에서 당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오른쪽)가 말하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뒤에서 서성이고 있다. 클린턴은 10일(현지시간) 대선 이후 10개월 만에 첫 출연한 미 CBS방송 ‘선데이 모닝’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무대에서 “너무나 혼란스러웠고 방해를 받았다”며 “방청객의 질문에 답하면서도 머릿속에는 ‘평정심을 찾고 대통령답게 행동해야 할까, 아니면 확 돌아서 뒤로 물러서라고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AP연합뉴스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해 대선 패배에 대해 “여전히 매우 고통스럽다. 많은 상처를 받았다”며 “(이제) 후보자로서 역할은 다했다. 적극적인 정치인으로서는 끝났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10일(현지시간) 대선 이후 10개월 만에 첫 출연한 미 CBS방송 <선데이 모닝>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며 차기 대통령 선거에 대한 재도전 의사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그는 지난 대선 다음날 패배 연설을 할 때 “영혼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며 “감정, 방향, 슬픔을 상실한 엄청난 좌절”을 맛본 고통스러운 기억도 전했다. 클린턴은 “미친듯 옷장을 정리하거나 숲을 걷고, 요가를 했다. 느낄 수도, 생각할 수 없어서 단지 웃어넘길 수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이번 인터뷰는 대선 회고록 <무슨 일이 일어났나(What Happened)>가 오는 12일 출간을 앞둔 것을 계기로 뉴욕 자택에서 사전에 녹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이유에 대해선 “많은 사람들이 나의 계획을 듣고 싶지 않아했다. 그들은 나와 분노를 공유하고 싶어했다”며 “내가 이해하고 있는 것들을 증명할 수 있도록 더 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2008년 세계경제 위기 이후 미국 유권자들이 가지게 된 분노를 자극하는 데 탁월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트럼프가 희망, 안정감 등을 언급하는 동안 자신은 분노에 대한 답을 찾는 데 집중하면서 대중과 공감한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 점을 언급한 것이다.


 또 성차별과 여성혐오, 러시아의 이메일 해킹 의혹과 개인 e메일 계정 사용 논란들이 얽혀있던 당시 자신의 정치적 상황을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퍼펙트 스톰”에 비교하기도 했다. 이는 허리케인이 충돌하는 것과 같은 엄청난 파괴력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는 회고록에 “나는 신중하게 생각한 정책과 공들여 구축한 연합과 함께 전통적인 대선 캠페인을 펼쳤지만 트럼프는 미국인의 화, 분노를 능숙하게 또 가차없이 부추긴 리얼리티 TV쇼를 했다”고 썼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날 방송에서도 대선 유세 당시 논란이 된 ‘트럼프 지지자 절반은 개탄스러운 집단’ 발언은 “트럼프의 행동 방식, 유권자를 향한 호소, (음담패설이 담긴) 영상 등 모두 개탄스럽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많은 유권자는 ‘상관없다,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했고 결국 트럼프는 효과적인 리얼리티 스타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클린턴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나눠진 민심을 다독이지 못한 점도 꼬집었다. 그는 트럼프의 취임식 연설에 대해 “유체이탈 체험을 하는 것 같았다. 백인 민족주의자의 울부짖음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트럼프가)‘나는 지지해준 모든 분을 존경합니다. 그러나 나는 모든 미국의 대통령입니다’라고 말할 절호의 기회”였지만 이를 놓쳤다는 것이다.


 한편 이번 회고록에서 클린턴은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샌더스를 “비현실적 약속 남발자”로 정의하며 “경선 기간 동안 샌더스의 공격이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혔고 트럼프의 ‘사기꾼 힐러리’ 캠페인으로 가는 길을 열었다”고 썼다. 또 샌더스의 지지자 중 소위 ‘버니의 형제들’이라고 불렸던 이들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온라인에서 공격한 점도 언급하며 “추악했고 성차별주의자보다 더 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