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자를 위한 가난한 교회를 만들어 가고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가 비어 있는 수도원을 난민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교황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아스탈리 난민수용소를 방문해 시리아를 비롯, 자신의 나라를 떠나 온 난민과 노동자들을 만났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지난해에만 1만명이 전쟁 등을 피해 예수회가 운영 중인 이 시설로 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오른쪽 두번째)이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난민수용소를 방문해 그를 맞이하는 사람들을 향해 웃으며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AP
교황은 “사용하지 않는 수도원과 교회 시설들을 호텔로 바꾸고 있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며 “우리의 것이 아닌 이 공간을 전쟁과 고난에 고통받는 난민을 위해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탈리아 전역에 비어 있는 수도원 등은 교회가 돈벌이를 위해 고급 호텔이나 식당으로 개조한 경우가 많다.
교황은 난민들에게 “여기 이슬람 등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도 있다. 다른 나라, 다른 상황에서 왔을 것이다. 다름을 두려워해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로마는 이들이 인간 존엄성을 찾고 다시 웃을 수 있는 도시가 돼야 한다”며 “ ‘국제적 보호’ 아래 있다는 사람들도 가난에 고통받고 때로는 존엄성도 없이 비참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교황은 경호원 한 명과 차 한 대로 조촐하게 방문한 뒤 90분간 수용소에 머물며 500여명을 만났다. 그는 지난 7월 부임 후 첫 로마 밖 공식 방문지로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를 향한 바 있다. 북아프리카와 인접한 이 섬은 리비아와 튀니지에서 배를 타고 유럽으로 몰래 밀항하려는 이주자들이 가장 많이 몰린다.
당시 이주자들을 위해 기도하며 “무관심의 세계화가 만연해 있다. 모두가 이주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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