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파키스탄 여성운동가 말랄라 ‘사하로프 사상의 자유상’
유럽의회가 주는 평화상인 ‘사하로프 사상의 자유상’에 파키스탄 10대 여성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16)가 선정됐다.
유럽연합(EU)은 10일 웹사이트 등을 통해 공개된 성명에서 말랄라를 올 사하로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말랄라는 다음달 20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 본부에서 상을 받는다. 상금은 5만유로(약 7200만원)다. 유럽의회 최대 정파인 유럽국민당의 조세프 다울 대표는 “말랄라는 여성이 존중받지 못하고 교육받을 권리를 묵살당하는 지역에서 소녀들의 교육권을 위해 싸웠다”며 “풍전등화 같은 상황에서 꿈을 좇는 10대들을 위한 용기의 아이콘으로 칠흑과 같은 길을 밝혔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12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도체스터의 보스턴컬리지 고등학교에서 자서전 <나는 말랄라>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AP
옛 소련 핵과학자이자 반체제 인사였던 안드레이 사하로프를 기리기 위해 제정된 이 상은 1988년부터 매년 인권을 위해 싸운 이들에게 주어진다. 지난해에는 이란 정부에 대항해온 인권변호사 나스린 소투데와 영화 제작자 자파르 파나히가 공동으로 받았다. 2011년에는 중동 ‘아랍의 봄’을 촉발시킨 튀니지 청년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사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아랍 민주화 시위 주역들이 수상자가 됐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미얀마 민주화 지도자 아웅산 수지도 이 상을 받았다. 올해 후보로는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개인정보 수집 프로그램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도 추천됐으나, 상은 말랄라에게 돌아갔다.
말랄라는 열한 살 때부터 “소녀들도 공부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글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여성 교육에 반대하는 파키스탄 탈레반의 표적이 됐고 지난해 하굣길에 총격을 받았다. 영국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한 뒤 네덜란드 아동권리재단의 국제어린이평화상과 미국 하버드대의 인도주의상 등을 수상했다. 11일 발표하는 노벨평화상의 최연소 후보로도 올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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