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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람들

[월드피플] 영국 필립공, 64년만에 왕실 업무 은퇴한다

by bomida 2017. 8. 2.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왼쪽)과 남편 필립 에든버러 공작이 1953년 여왕의 즉위식 직후 영국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린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91)의 남편 필립 에든버러 공작(95)이 64년만에 왕실 업무에서 은퇴한다.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공무를 수행한 영국 통치자의 배우자였던 필립공이 2일(현지시간) 런던 버킹엄궁에서 열리는 영국 해병대 퍼레이드에 공식업무로는 마지막으로 참석한다고 BBC 등이 보도했다. 그는 1953년 엘리자베스 여왕이 즉위한 이래 여왕과 함께 한 일정 외에도 단독으로 2만2219회 공무를 수행했다. 해외방문이 637차례, 연설은 4596번에 달한다. 세계자연보호기금 등 780여개 단체의 대표나 후원자도 맡았다. 2010년까지 에든버러대 총장, 2011년까지 케임브리지대 총장직을 맡았다.

 영국 왕실은 “필립공 개인의 공무 활동은 종료되지만 여왕과 함께 공식 행사에 참석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남편 필립 에든버러 공작이 지난 5월 버킹엄궁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해 활짝 웃고 있다.AFP 연합뉴스



 그리스 왕자였던 필립공은 1939년 해군 사관학교를 다니던 시절 엘리자베스 여왕의 부친 조지 6세가 이 학교에 방문하면서 여왕과 처음 만났다. 필립공이 영국 해군에 입대한 후에도 여왕이 계속 편지를 보냈고, 1947년 두 사람은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2차대전 당시 해군 사관이었으며 1953년 조지 6세에 이어 육군 총사령관 자리를 이어받았다. 지금도 명예 해군 사령관직을 맡고 있다. 그리스 왕위 승계는 결혼 직후 포기했지만 필립공의 문장에는 그리스 국기가 그려져 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오른쪽)과 남편 필립 에든버러 공작이 1951년 영국 런던의 집무실인 클래런스 하우스에서 찰스 왕세자와 앤 공주를 안고 있다.AP 연합뉴스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왼쪽)과 남편 필립 에든버러 공작이 지난 2011년 영국의 아스코트 경마장에서 마차를 타고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AP연합뉴스



 70년 가까이 여왕의 곁을 지켰온 그는 2011년 관상동맥 질환으로 수술을 받는 등 노화에 따라 외부활동이 힘들어지면서 지난 5월 “올 가을부터 공식 일정을 더 수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은퇴를 발표했다. 아흔을 넘긴 여왕 역시 노령으로 해외방문 등 공식업무를 줄여가고 있다.

 이에 영국 왕위 계승서열 2위인 윌리엄 왕세손이 지난달 27일 응급헬기 조종사에서 물러나 왕실 업무를 늘리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