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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럽

‘살충제 계란’ 진앙지 유럽, 책임 공방으로 외교적 긴장감까지 고조

by bomida 2017. 8. 15.

네덜란드 당국이 지난 3일(현지시각) 살충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계란은 폐기하고 있다.EPA연합뉴스


 ‘살충제 계란’이 처음 발견된 유럽에선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두고 국가간 외교적 긴장감까지 커지고 있다. 각국은 이를 범죄로 규정해 수사에도 나섰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에 오염된 계란이 EU 15개 회원국 뿐아니라 스위스와 오스트리아, 홍콩에서도 확인되면서 사태 논의를 위한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하기로 지난 11일(현지시간) 합의한 상황이다. 각국 담당 부처 장관들과 식품안전 관련 기관대표가 모이는 고위급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파문은 지난 1일 네덜란드와 벨기에 당국이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는 피프로닐이 계란에서 검출됐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네덜란드에서만 180개 산란계 농장이 폐쇄됐고 수십만 마리가 폐기처분됐으며, 벨기에 역시 농장의 4분의 1 이상이 문을 닫았다. 이 두 국가에서 계란을 다량으로 수입하는 독일에도 비상이 걸려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알디’는 재고로 가지고 있던 계란 300만개를 전량 회수해 폐기하고 계란 판매도 일시적으로 중단한 바 있다.


 특히 이번 사안은 국가간 책임공방 스캔들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독일 정부는 이같은 계란이 유통된 것은 “범죄”라고 비난하며 벨기에와 네덜란드 당국을 비난했다. 이미 몇달전 각국의 가금류 농장에서 관련 성분이 들어간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다는 위험성을 인지했음에도 이 같은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EU 집행위도 벨기에 정부가 피프로닐 오염 계란을 발견하고 한 달이 지난 7월 중순에야 이를 EU에 통보한 점을 지적했다.



 이에 벨기에 정부는 지난해 11월에 네덜란드에서 피프로닐 오염 계란의 존재를 시사하는 내부보고서가 이미 있었다며 책임을 넘겼고, 네덜란드 정부는 당시 계란에 대한 내용은 없었다고 반박하며 논란이 커졌다.


 독일은 자체적인 수사에 들어간 가운데 네덜란드 당국도 지난 8일 안전위원회를 열어 관련 사실 은폐에 관한 공식적인 조사를 착수했다. 또 네덜란드와 벨기에는 지난 10일 공동수사도 시작해 피프로닐의 제조와 유통에 관련된 8곳을 긴급 압수수색하고 피프로닐 살충제를 산란계 농장 방역에 사용한 회사의 간부들을 체포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불안은 여전하다. 빵과 마요네즈 등 계란 소비가 가장 많은 유럽에선 2차 오염에 대한 우려도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스트리아 식품안전청은 14일 계란을 원료로 한 제빵 제품 등 80개 먹거리를 임의로 조사한 결과 25%인 18개 상품에서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모두 식당에서 사용되는 도매용 제품으로 독일과 네덜란드, 벨기에, 폴란드에서 수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