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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럽

무적 메르켈, ‘뜨거운 감자’ 난민 문제도 정면돌파?

by bomida 2017. 8. 13.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운데)가 지난 6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2017 주요 20개국(G20) 청년 정상회의’에 참석한 젊은이들과 함께 셀카를 찍고 있다. 베를린|EPA연합뉴스


 메르켈 독일 총리(사진)가 총선을 6주 앞두고 난민 문제의 정면돌파에 나섰다. 4선 연임에 도전하는 그를 위협하는 적수가 없다는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10일(현지시간) 유엔이 유럽연합(EU)의 재정착 난민수를 늘리려는 계획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dpa 등이 보도했다. EU는 2015년 시리아 등지에서 들어오는 난민 2만2000명을 회원국들이 할당해 재정착할 수 있도록 수용하기로 했는데 유엔은 이 규모를 4만명으로 확대하길 원하고 있다. 이날 여름휴가를 끝내자마자 필리포 그란디 유엔난민기구대표와 기자회견을 연 메르켈 총리는 “독일은 제몫(share)을 할 준비가 돼있다”고 말했다. 또 중동과 아프리카의 난민이 유럽으로 향하는 거점이 된 리비아에 5000만유로의 지원도 약속했다.


 독일은 메르켈 총리의 난민포용정책으로 2015년 이후 100만명 이상의 이주자가 들어왔다. 이주행렬이 일자리와 치안 문제를 일으키면서 굳건했던 메르켈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계기가 되기도 됐다. 도이체빌레는 “난민 정책은 메르켈 지지를 철회한 이들이 가장 싫어했던 부분”이라고 12일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난민은 총선에서 중요한 쟁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의 ‘유일한 대항마’로 불리는 마틴 슐츠 전 유럽의회 의장이 총선을 앞두고 불리한 난민 문제를 회피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12일 도르트문트에서 첫 총선 공식유세에 나선 메르켈 총리가 난민 문제에 적극적인 입장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총선 결과에 대한 낙관적 기대와도 무관치 않다. 독일 ARD방송이 10일 발표한 조사를 보면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의 지지율은 59%로 지난달(69%)보다 10%포인트 떨어졌지만 슐츠 전 의장의 사회민주당(33%)을 크게 앞서고 있다.


 특히 난민정책은 그동안 기민당을 외면해왔던 독일 청년층을 유인해 새로운 지지층을 만드는 데 역할을 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18~24세의 메르켈 지지율은 57%로 전 연령평균(53%)보다 높다”며 “청년들은 전통적으로 녹색당이나 사민당을 지지해왔지만 메르켈의 자유주의적 정책들이 기민당에 대한 저항감을 상쇄시켰다”고 분석했다. 친환경에너지 정책, 동성결혼 합법화와 함께 난민을 포용하기로 한 메르켈의 ‘뚝심’은 일부 보수층의 이탈을 불렀지만, 견고한 청년 지지층을 만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