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일어난 일들을 키워드로 알아볼까요.
-조선시대에도 공사를 맡은 책임자가 자신의 이름과 기간 등을 기록하는 ‘공사실명제’가 시행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요.
=서울시가 한양도성 터에서 ‘각자성돌’ 80여개를 발굴했습니다. 각자성돌은 도성의 축조를 맡았던 공사 책임자의 이름과 공사 시점, 또 구간 등이 새겨져 있는데요. 지금까지 총 이백서른두개 232개의 성돌이 발견된 상태입니다. 한양도성은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지 5년 후인 1396년 건축이 시작됐는데 한 해 전인 태조 4년에 도성 조축도감을 설치하고 정도전에게 책임을 맡겼습니다. 정도전은 도성을 더 견고하게 만들고 보수도 쉽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돌에 공사 시작과 완료 시점 등을 기록하게 한 것이 조선 공사실명제의 시작입니다. 이후 효종 때부터는 공사 책임자 이름도 같이 새겼다고 합니다.
-이번에 발견된 성돌에 새겨진 이름들이 역사 사료로도 실제 인물로 확인이 됐다죠.
=각자성돌 중에는 ‘감역 심지헌’이란 글씨가 한자로 적혀 있는 것이 있었는데요. 공사감독 역할을 맡은 사람이 ‘심지헌’이라는 뜻입니다. 서울시 도성관리팀은 승정원일기에서 효종 6년, 그러니까 1655년 7월15일에 심지헌이라는 사람이 공사 감독 역할을 맡았다고 써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경기 김포에서는 지역 주민이 공사를 했다는 정보가 새겨진 성돌도 발견됐습니다. 공사 시작을 나타낸 성돌을 보면 ‘경인삼월금시’라고 적힌 것이 있었는데 숙종 36년인 1710년 경인년 3월에 ‘금위영’이라는 군사구역에서 공사를 시작했다는 의미입니다. 이 성돌들을 역추적하면 한양도성이 언제 붕괴됐고 개보수 됐는지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그동안 숙종 때 사용된 것으로 여겨졌던 세로 60㎝ 크기의 성돌은 순종 때 사용된 것으로 새롭게 밝혀지기도 했네요.
-이번 성돌을 바탕으로 입체 지도도 만든다고요.
=서울시는 올해 말까지 각자성돌에서 발견된 정보를 모아서 한양도성의 3D지도를 만들고 ‘한양도성 학술회의’ 개최할 계획입니다. 이제 현장의 성돌과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등 문헌을 비교해서 공사 시기와 규모를 정확히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원형과 가까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옥이 최근 새로운 주거 형태로 각광을 받고 있죠. 저렴한 값의 보급형 한옥이 완성이 돼서 주목을 끌고 있다고요.
=서울 은평뉴타운 한옥마을에 보급형 한옥 한 채가 완성됐습니다. 은평구가 한옥마을 조성을 앞두고 실용성과 대중성을 실험하기 위해 지어본 집인데요. ‘화경당’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한옥은 362㎡, 100평 규모의 부지에 건축면적 71㎡ 의 이층집입니다. 건축비가 기존 한옥의 60% 에 불과한 3억원 정도가 소요됐습니다. 전통한옥은 3.3㎡, 한 평당 1200만~1300만원이 드는데 화경당은 육백팔십오만원 685만원이 들었다고 합니다 원목이 아닌 집성목을 사용해서 들어가는 목재를 40% 줄었고 플라스틱을 섞은 경량 한식기와를 사용한 덕이라고 하네요. 또 일일이 손으로 하지 않고 기계 공법을 써서 인건비를 줄이고 공사기간도 단축했습니다.
-건축법은 원래 한옥과 많이 다른 것 같은데 내부 구조는 어떻습니까.
=1층 현관을 들어가면 거실 왼쪽에 사랑채가 있고, 오른쪽에 설치된 부엌을 지나면 다실이 꾸며져 있습니다. 화장실과 다용도실도 따로 마련돼 있고요. 2층은 방 2개와 또 다른 작은 거실과 간이부엌, 화장실이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한옥과 많이 다른 구조죠. 건축을 맡은 한옥기술개발연구단은 현대 생활과 맞지 않는 한옥의 불편한 방식을 최대한 바꿨다고 밝혔습니다. 벽체는 이중시스템을 썼고 창호는 이중유리와 한지로 만들었는데. 단열효과는 일반 아파트의 70~80% 수준이라고 하네요.
-한국 연구진 100만명 이상의 사람들을 20년 가까이 추적해서 담배와 암의 상관관계를 밝혀냈다고요. 어떤 내용입니까.
=담배를 피우면 후두암와 폐암, 췌장암 등에 걸릴 확률이 최대 7배까지 높아집니다. 연세대 연구팀이 1992~1995년 일반검진을 받은 공무원와 사립학교 교직원 등 약 130만명의 질병 정보를 최대 2011년 말까지, 19년 동안 모아서 분석한 결과인데요. 흡연자와 비흡연자로 나눠서 암의 발병 가능성을 비교해보니까 남성은 흡연을 하면 후두암 발생위험이 비흡연자 보다 육점오배나 6.5배나 컸습니다. 폐암과 식도암 위험도 4.6배와 3.6배씩 많았고요. 여성은 흡연자의 후두암과 췌장암, 결장암 발병률이 3배에서 5.5배까지 높았습니다.
-현실의 대규모 실존자료, 즉 빅데이터를 통해 밝혀진 사실이라 더 신빙성이 높다고 평가된다죠.
=이번 조사는 흡연과 관련해서 빅데이터를 활용한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역학연구로 꼽히고 있습니다. 특히 흡연은 20~30년씩 장기간에 걸쳐 건강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같은 연구가 필요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건강보험공단은 이 결과를 근거로 해서 담배회사를 상대로 흡연 진료비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건강보험이 담배 때문에 추가로 더 쓰는 진료비가 한 해 1조7000억원에 달하는데 이번 연구로 그 인과관계가 명백하게 밝혀졌다는 것이죠.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어떤 질환을 예방할 수 있는지도 나왔습니까.
=빅데이터로 분석을 해보니 흡연자가 담배를 끊으면 계속 피웠을 때보다 암이나 심장, 뇌혈관질환 발병률을 크게 떨어졌습니다. 남성 흡연자 15만여명에 대해 1992년부터 2000년까지 8년간 관찰했는데 금연 기간이 길수록 폐암과 혈관 질환 발생이 줄었습니다. 6년 이상 금연을 하면 흡연자보다 폐암이 발생률이 절반까지 떨어진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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