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 일어난 일들을 키워드로 알아볼까요.
-장마가 끝나고 무더운 날씨가 연일 계속되고 있습니다. 밤에도 잠을 쉽게 이룰 수가 없는데, 열대야보다 심한 초열대야 현상도 관측됐다고요.
=초열대야는 전날 저녁 오후 6시부터 당일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30도 이상인 날을 의미합니다. 보통 밤에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이면 열대야로 부르죠. 국내에선 1951년 8월 광주에서 최고치가 29.8도를 기록한 이후로 한번도 30도를 넘은 적은 없어서 초열대야라는 용어 자체를 사용할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8일, 강원도 강릉시 아침 최저기온이 30.9도를 기록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초열대야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아침 최저기온이 30도를 넘긴 것은 1907년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이래 처음입니다. 열대야와 초열대야는 낮에 생긴 태양복사열이 지구 밖으로 방출되지 못하고 대기 중에 그대로 남아 밤에 대기 온도도 높여서 생긴다고 하네요.
-올 여름 더위는 정말 참기가 힘든 것 같습니다. 처음으로 최고 온도가 40도를 넘는 지역도 나왔죠.
=강릉에서 초열대야 현상이 일어났던 8일에 울산에서는 낮 최고기온이 38.8도까지 치솟았습니다. 1932년 울산기상대가 관측을 시작한 이래 가장 높은 최고기온입니다. 울산 석유화학공단이 있는 무인 자동기상관측장비에는 비공식 기록이지만 오후 2시쯤 은도가 40도를 찍기도 했습니다. 이날 울산뿐 아니라 남부지방 대부분이 35도를 넘었죠. 합천이 37.1도, 전주는 36.8도, 대구 36.6도까지 올랐습니다.
-이렇게 더운게 우리나라만 그런 것이 아니라죠. 중국·일본 등 아시아는 물론 유럽에서도 사상 최고기온을 기록했다고요.
=북반구 나라들이 더위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주말이었던 10일 야마나시현 고후시와 고치현 시만토시의 낮 최고기온이 40.7도를 기록했고, 다음날에도 두 곳은 각각 40.6도, 40.4도까지 올라갔습니다. 도쿄 도심도 낮에 38.3도까지 상승했다가 밤 최저기온이 30.9도를 기록하는 초열대야 현상을 보였다고 하네요. 중국도 상하이 일대 최고기온이 43도, 동부 저장성도 42도를 넘었습니다. 유럽 오스트리아 북동부는 지난 8일 40.5도까지 온도가 올라서 당국이 기온 측정을 시작한 185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요. 슬로베니아도 기온이 40.2도로 1935년 이후 가장 더웠다고 합니다. 유럽을 무더위는 사하라 사막의 더운 공기가 남서부에서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네요.
-한중일이 한꺼번에 이렇게 뜨거운 이유는 무엇인가요.
=세 나라가 폭염에 시달리는 이유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중국 중부지방과 우리나라 수도권 일대, 일본 규슈 지방까지 올라오면서 삼국을 이불처럼 뒤덮었기 때문인데요. 북태평양 고기압은 보통 중국 남부 일부 지역과 한반도 남해안, 일본 열도 남단에 집중적으로 영향을 끼치는데, 올해는 세력이 강해서 목까지 이불을 끌어올린듯한 형국입니다. 기후학자들은 티베트 고원에 눈이 사라진 것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지난겨울에 눈이 적게 오는 바람에 3~4월 티베트 고원에서 눈으로 덮인 면적은 평년보다 25%나 적었죠. 이 눈은 강한 햇빛을 반사하는 역할을 해줬는데 눈이 사라지고 나니 태양빛이 고스란히 지표면으로 흡수가 됐고 땅의 온도를 높인 것입니다. 그래서 대륙이 더워지고 바다와 온도 차가 더 벌어지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을 발달 시켰다고 하네요.
-동남아의 스콜처럼 한국에도 국지성 폭우가 자주 오고 있죠. 이 역시 북태평양 고기압 영향이 크다고요.
=기상 전문가들은 폭염과 국지성 폭우는 같이 다니는 현상으로 보고 있습니다. 폭염이 발생하면, 지표 부근의 대기가 달아오릅니다. 이렇게 되면 차가운 위쪽 공기와 온도 차이가 벌어져서 대기 불안정이 심해지죠. 이 때문에 비가 한꺼번에 쏟아 붓는 횟수가 늘어난 것입니다.
-더위에 휴가를 떠난 사람들도 많은데요. 우리나라 대표적인 휴가지이기도 한 제주도에 최근 인구가 크게 늘었습니다. 아름다운 섬에 살려고 내려가는 경우가 많아졌다고요.
=제주도는 지난 7월말 주민등록인구가 59만9544명이었는데 이후 하루에 40~50명씩 전입신고가 들어오면서 이달 12일자로 60만20명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1987년 50만명을 넘어선 뒤 26년 만에 60만명을 넘겼는데요. 제주에서 제2의 인생을 즐기려는 은퇴자들의 이주가 인구 증가에 큰 몫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제주의 순 유입 인구율은 정부청사가 이전한 세종시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입니다. 가수 이효리씨가 제주시 애월읍에 집을 짓고 있는 등 유명인들의 이민도 많다고 하네요. 제주도는 신 이민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렇게 자평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귀농하는 인구가 많을 것 같은데요.
=제주도는 도가 나서서 귀농이나 귀촌 지원을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농사를 지으려고 제주도로 자발적인 이민을 하는 인구가 크게 늘었는데요. 청정한 환경과 아름다운 풍광을 갖춘 이곳에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됐기 때문이죠. 국제자유도시의 후광효과로 국제학교가 생기고 외국인 투자가 들어온 것도 이주를 늘리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제주도는 이 추세면 2차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이 진행되는 2021년에 인구 7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주자들은 어떻게 제주도에 정착을 하고 있나요.
=협동조합이나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면서 제주생활에 적응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귀농 이주자 중심의 협동조합가 이미 2개가 설립된 상태고요. 문화예술인들은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문화예술촌을 중심으로 터를 잡고 있습니다. 제주도는 특히 은퇴자들의 자본이 유입되면서 경제 성장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소비가 늘어서 지역 경제를 성장시키고 도시에서 경험이 풍부한 사회적 자본이 들어오면 제주가 새 도약을 맞을 기회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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