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언론들은 지난 9일 치른 대선으로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사실을 보도하며 북한 문제, 주변국과 관계에서 어떤 변화가 나타질 지 주목했다.
10일 AP통신은 이미 아시아에서 가장 힘겨운 직업(one of Asia‘s toughest jobs)인 한국 대통령직을 맡게된 문 대통령에게 국정 농단 의혹으로 물러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역사·정치적, 개인적 부담을 더 얹어주게됐다고 보도했다. 또 문 대통령은 기득권에 대한 더욱 깊어진 불신을 해결하고 선거 과정에서 분열된 민심을 통합하는 과제를 안게됐다고 전했다.
특히 국내에선 박 전 대통령 사태로 드러난 대기업과 정권의 유착에 따른 경제적 불의뿐 아니라 사회·정치적 분노와, 나라 밖에선 핵으로 무장한 북한의 실존적 위협과 맞서야 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쫓겨난 박 전 대통령이 감방 안에서 외롭게 대선 결과를 봤을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문 대통령이 주변국과 기존의 관계를 흔들 외교 정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서 취임하게 됐다고 전하며, 북한에 적대적인 미국의 트럼프 행정부와 마찰을 겪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 LA타임스는 역시 한국 새 지도자의 최대 도전으로 “하나는 트럼프, 하나는 김정은”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국면에서 그는 한국과 미국, 중국, 북한의 균형을 재조정해 지정학적 구조의 변화를 꾀할 것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는 관측했다.
한국에서 특파원을 했던 영국 언론인 마이클 브린은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한국이 달빛(Moonshine)시대에 접어 들었다’고 표현했다. 문 대통령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을 계승할 것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의 ‘달빛정책’은 앞선 정권의 ‘햇볕’보다 “더 현실적인 성격을 띠며 북한과 대치국면을 완화하고 전쟁을 피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평가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도 차기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을 ‘달빛정책’으로 언급했지만 “북한과 중국에는 좋은 소식이 될 수 있다”고 다소 부정적인 분석을 내놨다.
한편 AFP통신은 북한과 미국에 대한 접근법이 지난 10년간 집권한 보수정권과 달라질 수는 있겠으나 한국에선 북한 이슈보다 부패와 경제, 대기오염이 더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0일 “한국에서 10년간 지속된 보수 정권이 금일 오전 막을 내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뤼차오 랴오닝사회과학원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문 대통령의 승리는 예상된 것”이었다면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하는 기본 추세를 바꾸지는 않겠지만 이명박·박근혜 정권과는 달리 한국의 독립성과 자주성을 상대적으로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사설을 통해 “문재인 정부는 남북 화해를 추구할 가능성이 커 한반도 긴장 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사드 배치로 비롯된 한·중간 긴장 완화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화망은 10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승리 요인으로 ▲국민들의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 ▲보수진영 후보자 약세 ▲충분한 개인 역량 등 3가지를 꼽고 취임 후 적폐 청산, 외교 안보 재건, 경제·민생 개선이라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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