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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이슈/집 이야기

공공 땅 빌려 지어도 서울의 비싼 토지 값은 한계…서울 서교동 첫 '토지임대부 주택'

by bomida 2015. 11. 8.


·서울 서교동 토지임대부로 지은 공동체주택 가보니

·집값 인근 빌라 분양가의 43% 수준

·토지 이용료, 관리비 등 월세와 비슷해 입주 포기한 경우도


공공의 땅을 빌려 거주자들은 토지비 부담없이 주택 건축비만 투자해 지은 첫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이 완성돼 이달 말 입주가 시작된다. 8가구의 새 보금자리가 될 서울 서교동 골목의 주택을 지난달 30일 찾았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5층짜리 신축건물 터는 서울시 산하 SH공사가 매입한 2층 양옥집이 있던 곳이다. 땅 주인은 SH이지만 새 주택은 실거주자 8가구와 이 공동체주택 사업자인 소행주(소통이 행복한 주택만들기)가 조합원인 협동조합 소유다. 중간에 집을 팔고 나가지 않는다면 SH와 계약한 40년간 이곳에 살 수 있다.


공공은 자산(땅)을 빌려주고, 주거협동조합이나 비영리 사회적기업이 집을 짓는 이 같은 주택공급방식은 시가 주거약자계층의 주거빈곤 문제 해소해보자는 취지로 올 6월 시작한 사업이다. 기존 시유지나 시가 대신 사준 땅을 장기로 빌려 집을 지으면 토지구매 등 사업비 부담을 낮출 수 있고땅을 갖지 않아도 40년간 쓸 수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주거계획도 세울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으로 사업자가 집을 지으면 청년 등 거주취약층에게 저렴한 임대도 가능하지기 때문에 입주자의 임대료, 이사, 집주인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것이다.


이달 말 입주하는 서교동 사회주택은 층마다 50~70㎡(15~22평)씩 집을 짓는데 가구마다 7000만~1억5000만원씩 부담했다. 6호선 망원역 인근에 위치한 다른 신축빌라의 분양가와 비교하면 절반도 안되는 수준(43%)이다. 땅 값을 빼고나니 집 값이 반으로 떨어진 것이다.

다만 토지에 대한 이용료는 내야한다. 부지 290㎡(88평)의 감정평가액에 3년만기 정기예금금리(2.41%)를 곱한 월 270만원 정도인데, 집 크에 따라 나누면 가구당 32~33만원씩 매달 부담하게 된다. 

건축물이 공공 소유가 아니기 때문에 건물유지도 거주자들이 맡는다. 1층 공용공간과 주차장, 4층의 공용창고와 테라스, 잔디를 깐 옥상을 포함해 건물 전체 관리비도 가구당 월 4~5만원씩 추가된다.

소행주 관계자는 “소득이 그렇게 넉넉하지 않은 입주자들이 짓는 집인데 매달 부담하는 월세와 같은 비용이 생각보다 커서 입주를 포기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땅은 빌려써도 다른지역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토지임대부로 공동주택을 짓고, 사업성을 담보한 임대를 하려면 3~4세대 규모는 60평, 7~8세대는 80평 정도의 땅이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 등 집을 지으려는 사업주체가 토지 매입을 시에 요청하려면 주택 또는 나대지 가격이 12억원 이내인 경우만 가능한데, 서울 도심권에 주택을 지으려 할 경우 값이 맞는 부지를 찾는 것이 쉽지는 않다. 특히 공공이 토지를 매입하는 가격기준은 감정평가액인데, 주택 또는 땅 주인이 원하는 매도가격이 이 보다 높으면 차액은 사업자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땅값 부담없이 토지임대부로 집을 짓는 효과를 볼 수 없게 된다.


올 6월 시가 토지입대부 사회주택에 대한 사업자 공모를 시작했지만 첫 입주가 이뤄지는 서교동 주택을 포함해 시유지에 시범적으로 만들고 있는 11곳을 제외하고는 추진이 확정된 곳이 없는 실정이다.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점도 원인이지만, 결국 높은 서울의 땅값이 한계로 작용하는 것이다. 아직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은 금융지원을 할 근거도 없어 초기 사업 추진을 위한 자금을 조달에도 어려움이 있다.


사회적기업 두꺼비하우징의 이주원 대표는 “토지 가격이 높은 서울은 민간의 힘으로만 사회주택을 공급하기 쉽지 않아 공공지원이 필수적”이라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시는 토지임대부로 사회주택을 지을 경우 시세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토지를 임대한다”고 설명했다. 


땅을 장기간 빌려 쓸 수 있는 장점과 같이 사는 이웃들과 입주 전후 소통이 가능한 공동체주택이라는 사회주택의 강점이 빛을 발하려면 결국 지대 부담을 어떻게 낮출 수 있는냐가 열쇠다.


서울시가 삼선동에 토지임대부로 추진 중인 사회주택은 서교동 주택보다 입주자들이 부담이 덜하긴 하다. 40평 부지에 반지하에서 지상 2층까지 10명이 살 수 있는 주택을 설계 중인데 이 곳이 토지사용로는 월 80만원 수준으로 서교동의 절반 정도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연극인들을 대상으로 임대할 예정인 이 공동체주택은 보증금이 1000만~3000만원에 월세는 20~40만원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교통부와 주택보증공사와 협의해 내년 상반기 중으로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에 대한 건설자금 지원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며 “당초 입주자 기준에 포함됐던 소득수준(도시근로자 평균 수익의 100%)은 당분간 제한하지 않고 무주택자, 세대별 85㎡ 이하 공간을 갖는 조건만 맞으면 땅을 빌려 공동주택을 지을 수 있게 해 공급확대를 유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컬렉티브하우스>

 언제나 함께하고 언제든 혼자일 수 있는 집

 고야베 이쿠코, 주총연 컬렉티브하우징 연구위원회 편저


 극단적인 생각이기는 하지만 컬렉티브하우스는 만인에게 열린 주거가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 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주거가 아닐까 생각하게 되었다. 자신이 낸 조합비를 다른 사람이 써도 대수롭게 여기지 않을 만한 경제적 여유, 자신있게 스스로 판단하며 주장하고 도울 수 있는 한편 커뮤니티에 공헌하기 위해 시간을 낼 수 있는 의지, 자신의 가치관과 상식만이 아닌 다양한 라이프스타일과 사고방식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는 넓은 시야. 이런 것들을 고루 갖춘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사카모투 요시에, 칸칸모리 거주자, 70대 (128페이지)


 스웨덴에서는 1930년대부터 여성의 가사해방과 새로운 집단보육을 주제로 가사를 포함한 서비스형 컬렉티브하우스가 존재해왔지만 1970년대가 돼 Big이라는 여성 그룹이 일과 생활이나 자녀양육을 양립시키기 위해 가정에서 구축해온 생활문화를 서비스로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손으로 회복할 것을 제창해 운동의 중심이 됐다. 1980년대 들어서는 그 영향을 받은 사람들이 정책 결정과 행정에 관여하게 돼 각 지역에서 컬렉티브하우징이 공동주택 가운데 하나의 선택지로 확장됐다. 고야베. (211페이지)


 근대가족의 한계나 그에 대한 의문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많다. 하지만 집을 갖도록 유도하는 주택정책이나 가족단위에 맞는 주택 유형의 공급, 세금제도와 금융제도 등이 모두 가족단위 중심이기 대문에 이들이 근대가족의 환상을 그대로 유지시키고 있다. (213페이지)


 가족의 전후 체제, 근대가족은 부부에 자녀 둘이라는 표준 세대단위주의다. 근대가족은 외부에 대해 폐쇄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서 공동생활과는 물과 기름처럼 전혀 친화성을 갖지 못하는 것 아닐까. 근대가족이라는 것은 혈연이 아닌 사람을 배제하고 안으로 응집력을 높였다고 할 수 있다. 우에노. (214페이지)


 생활의 경제성, 합리성을 추구하고 아무리 자신을 표현하더라도 타인과 생활의 일부와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타인과 기분 좋게 함께하되 혼자 있을 수 있는 혹은 모두 같이 있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려는 적극적이고 자립한 생활인들이다. 사이가 좋기 때문이 아니라 합리성이라든가, 생활상의 경제성이라든가, 좀 더 자신들이 갖고 있는 가능성을 추구한다든가 함으로써 자산들의 일상생활을 최소한의 규칙으로 분담하면서 해나가고자 하는 것이다. 고야베 (216페이지)


 가까이에 자신의 존재를 필요로 하고 만일의 경우에도 부탁할 수 있는 이웃과의 관계가 존재해야 노인요양보험도 효과가 있고 심신의 자립도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고령자뿐 아니라 다양한 세대의 사람이 있어야 한다. 고야베 (221페이지)


 동일본대지진 때문에 다시금 조명이 되고 있는데 공간의 일부를 공유함으로써 좋은 이웃관계를 다시 한번 회복하자는 것이다. 공유지의 부활아닌가 싶다. 촌락에서는 주민들이 공유지를 갖고 있었다. 마을산, 마을숲 등이 점점 없어지고 공유지가 사유지화, 혹은 공유화되고 있다. 도시사회라고 생각한다. 오키나와의 히토마지마는 50명 정도가 사는데 이상한 사람이 들어와서 질서를 어지럽히면 안된다고 생각해 섬 주민들이 공민관에 모여 섬에 살고자 하는 사람을 심사한다. 섬 자체가 컬렉티브하우스 같은 것이다. 온다.(228페이지)


 도시적관점에서 말하면 공유지 부활이라고 할 수 있다. 공동의 영역, 공적인 영역, 사적인 영역의 구별없이 존재하던 것이 근대화 과정속에 분리됐다. 이 공동영역을 다시금 부활시키려는 것. 컬렉티브하우스에 사는 사람들이 단독주택, 임대, 분양맨션 사람들에 비해 공동의식이 높다고 생각한다. (230페이지)


 혼자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기존 남성사회의 가치관을 바궈나간다는 생각이 든다. 혼자사는 사람들뿐아니라 현대의 작은 가족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중간적이고 자립적인 시스템을 만들고 외부경제를 발생시키지 않는 것만으로도 건강해진다. 고야베(234페이지)


 자립공조의 사회적 가치가 있는 주거를 위해 공유지를 우선적으로 정기임대해준다면 좋겠다. 일본에는 임대와 분양이라는 소유형태밖에 없지만 유럽과 미국의 주택협동조합주택처럼 거주자조합이 법인이 돼 조합이 사어을 하고 조합원인 거주자는 거주권을 소유 혹은 임대하는 분양, 임대사이이 소유제도와 시장이 생긴다면 좀 더 보급이 가능해지지 않을까 한다. 고야베(240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