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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이슈/서울이야기

심폐소생술 교육 ‘노원구의 실험’… 심정지 환자 생존율 3년 새 2.3배 높였다

by bomida 2014. 8. 27.

ㆍ구청사에 상설 교육장… 구민 60만명 중 4만 교육


서울 노원구의 백화점에서 안전요원으로 일하는 윤영기씨(40)는 지난해 9월 야간 당직 중 엘리베이터 안에서 고객이 쓰러졌다는 무전을 받았다. 현장에 가보니 남학생 한 명이 쓰러져 있었고, 의식과 호흡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윤씨는 의식이 돌아올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고, 학생은 119구급차가 도착하기 직전 호흡이 돌아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그는 “심정지 환자에게 쓸 수 있는 소생술을 구청에서 배우지 않았다면 급박한 상황에 대처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계동에 거주하는 민세현씨(31)도 같은 달 집에서 점심상을 치우던 할머니가 갑자기 쓰러지는 일을 겪었다. 민씨는 구청 홈페이지 동영상을 통해 익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고, 할머니가 의식을 찾자 구급차를 불러 병원으로 모셨다.

2012년 전국에서 처음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에 관한 조례를 제정한 노원구에서 심정지 환자가 초기 조치를 제대로 받아 목숨을 구한 사례가 크게 늘어났다. 2010년 5.6%에 그쳤던 구내 심정지 환자 생존율이 2013년 12.7%로 3년 전보다 2.3배나 높아졌다.

노원구에서 심정지 환자수는 2010년 248명으로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았다. 

 서울 노원구 주민들이 노원구청 별관 1층에 마련된 심폐소생술 교육장에서 소생술 교육을 받고 있다. 노원구 제공


노원구는 조례 제정 이후 구청사 1층에 136㎡ 규모의 심폐소생술 상설 교육장을 만들었다. 응급구조사 3명을 고용해 주민들이 직접 모형을 가지고 소생술을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심정지 환자는 대부분 집에서 발생하지만 4분 내 소생술을 받은 뒤 병원으로 가면 생존율을 50%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평일은 3번, 토요일은 1번씩 강좌를 열고 둘째·넷째주 수요일은 야간 강의도 실시해 2012년 1만7639명, 2013년 2만1645명이 교육을 받았다. 교육 효과는 상당했다. 2010년 248명의 환자 중 생존자는 13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287명 중 35명이 생명을 건졌다. 김성환 구청장은 “노원구 주민 60만명 중 4만명이 소생술을 배웠으며 2018년까지 생존율이 16.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