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12억명이 친구들과 일상을 공유하는 페이스북이 포스트 모바일 시대 플랫폼으로 가상현실을 선택했다. 지금 스마트폰에서 가능한 모든 것이 입체(3D) 가상세계에서 이뤄진다는 것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25일 가상현실(VR) 기기업체 ‘오큘러스 VR’(Oculus VR)를 23억달러(약 2조50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그는 “편하게 집에서 경기장에 있는 듯이 게임을 보고, 세계 여러 곳의 학생, 선생님들과 함께 교실에 있는 상상을 해봐라. 의사와 마주 앉아 진료를 받을 수도 있다”며 “우리의 목표는 모두가 연결돼 세계를 이해하고 지식 경제를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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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큘러스는 2012년 창업지원 프로그램(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신생 기업이다. 300달러짜리 게임 개발자용 단말기를 7만5000대 판매한 것이 실적의 전부다. 인수가는 이에 비해 90배나 많다. 소비자용 기기는 아직 개발되지도 않아 ‘깜짝 인수’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특히 가상현실은 게임 마니아들을 대상으로 한 틈새기술로 보는 시각이 많다.
몇 년 전 페이스북이 ‘젠가’를 개발해 게임시장을 공략한 점을 감안하면 전략 분야에 방점을 뒀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인수는 실리콘밸리의 미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웨어러블 기기에 페이스북도 투자를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페이스북은 자체 플랫폼을 만들지 못한 채 애플·구글 등에 장악력을 뺏기고 있다. 구글은 구글글라스로 주변을 살피면서 렌즈에 뜬 메시지나 정보를 확인하고 지도도 눈앞에 보여주는 기술을 시도하고 있다. 저커버그는 “10~15년마다 새로운 컴퓨터 플랫폼이 나온다. 다음 시대를 누가 열든 재정적·전략적으로 이익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최근 메시지서비스 ‘왓츠앱’을 인수하는 등 모바일 영향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어 오큘러스 역시 모바일 활용 가능성도 점쳐진다. 하지만 가상현실이 스마트폰 이후 새 장을 열 것이라는 데는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포레스터리서치의 제임스 맥퀴비는 “가상현실을 게임 외 분야까지 적용하기는 힘들다. 소셜커뮤니케이션과는 적합성이 떨어진다”고 뉴욕타임스에 말했다.
특히 현재 개발된 오큘러스의 헤드셋은 고글처럼 쓰는 것이긴 하지만 눈 주변은 완전히 막혀 있어 바깥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다. 소셜미디어 전문가인 이마케터그룹의 데비 윌리엄스는 이번 인수에 대해 “대담한 내기”라며 “지금은 3D 환경이 일상소통의 장이 된다는 게 상상이 안되지만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였다”며 “휴대전화로 페이스북을 보며 결제도 하게 될 줄은 몰랐다”고 파이낸셜타임스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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