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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열리는 이란 시장… 한국 ‘기대감’

by bomida 2014. 1. 21.

ㆍ미·유럽, 경제 제재 한시적 해제

ㆍ국내 산업계 “수출 확대” 환영

이란이 서방과 맺은 핵 협상 이행에 들어가면서 미국·유럽이 경제 제재를 한시적으로 해제했다. 자동차와 관련 부품을 생산하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는 지난해 1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 및 독일이 이란과 합의한 공동행동 계획이 20일 발효돼 이란 제재를 완화하는 방안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최종 핵 협상을 마련하는 7월20일까지 6개월간 적용된다. 유럽연합(EU)도 제재를 잠정 해제했다. 이란이 20% 농축우라늄 생산을 중단한다는 협상 약속을 이행하면서 이뤄졌다.

세계 4위 산유국인 이란으로서는 석유 수출에 숨통을 틔웠다. 하루 판매량 100만배럴 제한은 유지되지만 유럽 수송보험 가입 등이 원활해지면서 판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석유제품 수출과 자동차 수입 금지 조치 등도 완화된다.

이에 이란 경제가 회복세를 탈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란중앙은행은 지난해 물가상승률이 27% 정도였다고 밝혔으나 경제학자들은 실질 물가상승률이 50%를 넘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22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에 참석, ‘이란 문이 열렸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 세계 투자자·분석가·무역가 477명을 대상으로 블룸버그통신이 조사한 결과 29%가 “향후 5년 내 이란이 투자처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렇지 않다는 응답이 57%였으나 미국 외 지역은 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특히 이번 설문은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포기와 서방의 제재 완화 조치가 확정되기 전인 지난 16~17일 이뤄졌다. 

국내 산업계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금수조치 해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제재 직전 한 해 1만~2만대가량을 이란에 수출해온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 차종을 결정하고 판매망 등을 새로 구축하는 데 시간이 걸리겠지만, 시장이 다시 열린 것 자체는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부품 업체인 현대모비스도 “업계 전반에 향후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란 시장에 중고차 부품 등을 수출하는 중소업체들도 희망을 품고 있다.

해운업체 관계자도 “이란 수출입이 재개되면서 물동량 증가와 중동 권역 수익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해외건설협회 관계자는 “한 번 계약하면 공사가 2~3년씩 지속되는데 제재가 풀린 6개월 사이에 또다시 정책 변화가 생기기라도 하면 뒤따를 리스크를 감당하기 힘들다”며 “당분간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