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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경제에서 정치 현안까지 ‘다보스’로 다 모인다…세계경제포럼(다포스포럼) 22일 개막

by bomida 2014. 1. 16.

ㆍ세계경제포럼 22일 개막… 갈등 중인 정상들도 한자리

ㆍ소득불균형·시리아 사태 등 다양한 주제 다룰 장으로

한국의 대통령과 일본의 총리, 이란 대통령과 이스라엘 총리, 유엔 사무총장과 세계 경제기구 수장들이 일제히 한자리에 모인다. 스위스의 휴양지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에 주요 지도자와 거물급 인사들이 속속 참석 계획을 밝히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판이 커진’ 올해 행사에서는 세계 경제와 정치 현안을 망라하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보스포럼’으로 더 유명한 이번 행사는 ‘세계의 재편’이란 주제로 오는 22일부터 나흘간 열린다. 44회째를 맞는 올해는 40여개국 정상 등 100개국 2500명의 인사가 찾는다. AP통신은 이번 다보스포럼에서 시리아 내전 등 세계의 갈등과 경기회복 두 가지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고 15일 보도했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하나의 문제에만 매몰되지 않는, 앞선 포럼과는 다른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4 세계경제포럼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클라우스 슈밥 회장.AP


다보스포럼은 1971년 슈밥 회장이 미국 하버드대 교수 시절 유럽 기업가들을 초청해 ‘유럽경영자포럼’이라는 모임을 다보스에서 열면서 시작됐다. 이후 세계 현안을 논의하는 연례행사로 확대돼 1987년 세계경제포럼으로 이름을 바꿨다. 경제 분야의 큰 흐름을 진단하고 화두를 던지는 세계적인 이벤트로 영향력을 키웠으나, 신자유주의적인 편향된 시각을 확산하는 자리라는 비판도 많았다. 연회비와 별도로 포럼 참가비만 2만달러에 이르는 등 비싼 문턱도 논란이 됐다. 반세계화 운동이 확산되면서 2001년에는 다보스의 대안으로 사회 정의와 환경 보호에 초점을 둔 세계사회포럼(WSF)이 만들어졌다. 이후 한동안은 다보스보다는 세계사회포럼이 열리는 브라질이나 인도가 더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엔 분위기가 달라졌다. 주최 측은 올해 포럼에서 기후변화부터 청년실업까지 광범위한 주제를 다룰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세계 경제가 직면한 과제로 소득불균형, 아시아의 중산층, 거대도시의 부상 등을 꼽기도 했다. 세계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때에 저성장 등 향후 대응을 논의하는 자리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반세계화 운동과 세계사회포럼의 문제의식을 수용한 것으로도 비친다.

슈밥 회장은 “세계 경제가 자신감을 서서히 되찾고는 있지만 기대감은 낮다”며 “여전히 빚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짐을 메고 뛰고 있는 식이다. 포럼은 세계 위기에 ‘리셋 버튼’을 누를 방법들이 논의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세계사회포럼에만 참석해왔던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도 취임 후 처음으로 다보스를 찾는다.

이번 행사는 각을 세운 각국 정상들의 동시 참여도 눈에 띈다. 참석이 예정된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한자리에서 마주칠지도 주목된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과 함께 다보스로 가는데, 이란과 앙숙인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시몬 페레스 대통령과 참석 의사를 밝혔다. 두 국가의 정상이 같은 회담장에서 만날 가능성은 낮지만 이란이 서방과 핵협상을 이뤄내 화해의 분위기가 돌고 있는 때여서 상징성은 크다. 핵협상 뒤 서방의 제재 완화를 얻어낸 이란은 다보스에서 투자자들을 상대로 외교력을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마크 두보비츠 대표는 “이란이 경제활동을 재개했음을 각인시키려 할 것”이라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포럼 개막과 같은 날, 가까운 제네바와 몽트뢰에서는 시리아 사태를 논의하기 위한 국제평화회담이 열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시리아 회담에 참가한 뒤 다보스로 이동할 예정이다. 터키 외무장관과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등을 비롯해 시리아 문제와 연관된 국가들의 고위급 인사 상당수가 두 행사에 모두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서방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정부 진영 지도자 조지 사브라는 시리아회담이 아닌 다보스포럼에만 참여한다. 외신들은 시리아 문제조차도 제네바보다는 다보스에서 더 집중 논의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