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총으로 위협 두 달간 괴롭혀 자살 기도…성범죄 처벌 강화에도 성 인식 변화 늦어
인도 경찰들이 10대 소녀를 집단 성폭행한 사건이 뒤늦게 알려졌다. 1년 전 성폭행을 당한 여대생이 사망하면서 여성보호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인도 전역에 번졌지만 상황은 여전히 바뀌지 않고 있다.
더타임스오브인디아는 북부 펀자브주 찬디가르시 경찰 2명이 자신의 아버지의 폭력을 신고하러 경찰서에 온 17세 소녀를 성폭행하고, 다른 4명은 성희롱했다고 지난 19일 보도했다. 이들은 총으로 소녀를 위협했으며, 이 같은 괴롭힘은 두 달반이나 계속됐다. 소녀가 이날 자살하려다 실패한 뒤 남동생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놓고 인도국민당 지부에 도움을 청하면서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다. 그는 “학교 교문에서 기다리는 가담 경찰들을 피해서 학교 뒷담을 넘어가기도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당국은 가해 경찰들이 해고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인도 뉴델리에서는 여대생이 버스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뒤 13일 만에 사망한 사건이 일어나 여성범죄에 대한 처벌 강도를 높이는 쪽으로 일부 법개정이 이뤄졌다. 성폭행은 유죄가 인정되면 사형과 종신형을 받을 수 있고, 스토킹 등은 재발 시 보석없는 형량을 받게 된다. ‘황산테러’도 최소 10년형 이상으로 강화됐다. 뉴델리 사건의 경우 법원은 지난 9월 범인 6명 중 4명에게 사형을 선고했다.
지난해 버스에서성폭행을 당한 뒤 사망한 인도 여대생의 1주기를 맞아 뉴델리에서 14일 열린 추모식에서 한 여성이 촛불을 켜고 있다. AP.
법적 움직임과
함께 신고 건수도 많아져 지난 1년간 성폭행 신고가 125%, 성희롱은 417% 늘었다고 힌두스탄타임스가 전했다. 그러나 경찰에 기록된 횟수만
늘어나는 것이지 형사처벌로 이어지는 비율은 아직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다. 현지 언론 DNA뉴스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안전하다고
느끼는 여성은 15%에 불과하다고 지난 9월 전한 바 있다.
인도 성범죄 바탕에는 뿌리 깊은 성차별 의식이 깔려 있다. 인도는 2011년 기준 여성 숫자가 남성보다 3700만명 더 적다. 이는 여 유아 살해 등이 원인이 되고 있다. 국제구호단체 액션에이드인디아의 세흐조 싱 대표는 “지난 10년간 태아 성감별 비용이 현격히 낮아져 여자아이들의 출생까지 막고 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이 같은 성비 불균형은 여성 밀매와 납치, 조혼 등의 원인이 되고 있다. 유니세프인도는 18세 이하 여성이 결혼하는 경우가 47%에 이르며, 15세 미만도 18%나 되는 것으로 집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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