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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주

트럼프 트위터에 @메이 “상관말고 영국이나 신경 써”

by bomida 2017. 12. 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에서 감세정책 연설을 하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며 입가에 손을 대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워싱턴|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트 미국 대통령이 공유한 반(反)무슬림 동영상 때문에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와 설전을 벌였다. 동맹국 정상 간 ‘이례적인 긴장감’이 조성됐다. 최근 ‘포카혼타스’ 발언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반복되는 증오·혐오의 수사법이 국제적 논란을 초래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영국 원외 극우정당 ‘브리티시퍼스트’의 제이다 프랜슨 부대표가 트위터에 올린 3개의 동영상을 자신의 계정을 통해 공유했다.


 영상들은 무슬림을 비판하는 문구들과 함께 리트윗됐지만 정확한 맥락없이 선정적인 장면들로 편집된 것으로 보인다. abc뉴스는 ‘무슬림 이민자가 소년을 괴롭힌다’는 설명이 붙은 첫번째 영상은 네덜란드에서 한 청소년이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이긴 하지만 원본에는 종교·인종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무슬림 시위대가 지붕에서 소년을 밀어 죽게 했다’고 적힌 마지막 트윗도 2013년 이집트에서 무함마드 무르시 전 대통령에 대한 찬반세력이 충돌했을 당시 두 남성이 옥상 난간에서 떠밀린 것으로 이들의 신분과 생사는 전체 영상에서도 알 수 없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두번째 영상은 시리아에서 우상숭배를 거부하는 한 남성이 성모 마리아상을 부수는 장면이다.


 원외 정당이긴하나 영국인의 트윗이 인종과 종교적 차별을 촉발했다는 비난이 커지자 메이 총리는 성명을 통해 “‘브리티시퍼스트’가 거짓을 퍼뜨리고 긴장을 촉발하는 증오 연설로 사회를 분열시키려고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메이 총리에게 “나에게 집중하지 말고 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파괴적인 이슬람극단주의에나 신경써라. 우리는 잘하고 있다”는 트위터로 맞받았다.


 워싱턴포스트는 영국 총리가 미국 대통령을 직접 비판한 성명은 “이례적”이라면서 “트럼프가 영·미간 특별한 관계에 일시적 긴장감을 불렀다”고 보도했다.


 이에 영국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국빈 방문을 취소해야 한다는 요구가 불붙고 있다. 제레미 코빈 영국 노동당 대표는 “트럼프의 리트윗은 영국에도 위협”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극우주의 추종자에게 살해당했던 조 콕스 노동당 하원의원의 남편 브랜던 콕스는 가디언 기고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들이 “실수가 아니라 전략”이라며 “편견의 전형이 된 트럼프가 영국을 방문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메이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가장 먼저 백악관을 방문한 정상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승인했으나 아직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7일 백악관에서 나바호족 참전용사들을 초청한 자리에서 원주민 혈통을 주장해 온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에 대해 “(그를) 포카혼타스로 부른다”며 조롱해 인종차별 논란을 불렀다. 미국이슬람관계위원회(CAIR)의 존 로빈스는 이날 보스톤글로브 기고에서 “증오 발언은 증오 범죄로 이어진다”며 “대통령의 행동(리트윗)은 무모하다. 새로운 세대의 폭력적 개인들에게 증오심을 학대로 풀 수 있는 정당성을 줬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