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자치정부(KRG)의 자치군인 페슈메르가 대원들이 지난달 25일 자치정부의 수도격인 도시 아르빌에서 쿠르드 지역의 분리·독립을 묻는 주민투표 직후 잉크가 묻은 손가락을 쿠르드기 위에 올려 놓고 있다. 아르빌|AFP연합뉴스
이라크 북부 유전 지대인 키르쿠크에서 이라크 정부군과 쿠르드자치정부(KRG)의 자치군인 페슈메르가가 13일(현지시각) 군사적 대치 상황에 들어갔다. 쿠르드 분리·독립투표에 따른 갈등이 이라크를 또 한 번 중동의 ‘화약고’로 만들 수 있는 위험이 커졌다.
아라크군 관계자는 이날 “쿠르드가 장악한 키르쿠크주를 되찾기 위한 군사작전에 들어갔다”며 “2014년 6월 이후 뺏겼던 이 지역의 (정부군의) 군사적 위치를 복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했다고 AFP가 보도했다. 페슈메르가는 즉시 키르쿠크에 병력 6000명을 증원시켰다. 코르사트 라술 KRG 부통령은 “이라크군의 위협에 대응해 키르쿠크에 병력을 보강했다”고 밝혔다고 쿠르드계 매체 루다우 등이 전했다.
시리아 내전 이후 이슬람국가(IS)는 이라크에서 세를 넓히면서 수도 바그다드 북서부까지 장악했고, 2014년 6월 모술에서 IS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스스로를 칼리프로 공표하며 IS의 칼리프 국가를 선언했다. 이 때 수세에 몰린 이라크군이 철수하면서 페슈메르가가 키르쿠크를 포함한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IS에 대항하며 일대를 사실상 장악했다. 이후 페슈메르가와 정부군은 IS 격퇴를 위해 손을 잡았지만 지난 8월 정부군이 모술을 수복하는 등 IS가 곳곳에서 함락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특히 IS에 대항하며 군사력과 지역에 대한 장악력이 커진 KRG가 이라크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분리·독립 투표를 치렀다. KRG 자치지역인 3개주뿐 아니라 이라크 최대 석유 매장량을 가진 키르쿠크까지 참여한 투표는 78%의 주민이 표를 행사해 93%의 찬성률을 기록했다.
이를 근거로 쿠르드자치정부는 중앙정부에 독립국가 수립을 위한 정치적 논의를 제안했으나 정부는 이를 거부했다. 이라크 법원은 투표관리위원회 위원장 등 3명에 대한 체포영장도 지난 11일 발부했다.
양측은 각자의 군대를 움직이기 시작했고 이라크 정부군과 페슈메르가가 하위자에 5만명의 가까운 병력을 배치하면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흘러나온 가운데 전날 이라크군과 시아파 민병대가 키르쿠크주와 모술에서 쿠르드에 대한 공격 준비에 나섰다고 보도되면서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전날 페슈메르가의 이라크군의 이 지역 병력을 증강에 따라 쿠르드 자치지역과 모술을 잇는 도로 2곳을 몇 시간동안 봉쇄했다고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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