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미 설명 불충분 땐 방미 취소
ㆍ"23일 유엔 총회서 비난 연설"
브라질에 몇 년 전 미국의 침략설이 퍼진 적이 있다. 인구는 적고 자원은 풍부한 땅을 뺏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것이었다. 브라질 아마존 지역을 ‘국제보호지역’으로 국적없이 표기한 미국 교과서가 인터넷을 통해 확산되면서 생긴 루머였다.
한동안 잠잠했던 이 음모론은 미 국가안보국(NSA)이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을 도청하고 브라질 최대 석유기업인 페트로브라스의 정보를 불법적으로 수집했다는 폭로가 터지면서 되살아나고 있다.
불법 도청 사실이 알려진 후 브라질 정부는 양국의 확고한 동맹을 위해 추진돼온 호세프 대통령의 방미 일정도 취소할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강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실제로 호세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사실이면 산업스파이 행위”라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또 답에 따라 다음달 23일로 예정된 방미 일정을 취소할지 말지 결정하겠다고도 밝혔다. 브라질 대통령궁 공식블로그에는 “미국행은 오바마가 만들 정치적 사정에 달렸다”는 글이 올라와 있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앞줄 왼쪽 첫번째)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앞줄 왼쪽 두번째)이 러시아에서 열린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지난 6월(현지시간) 단체 사진을 찍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AP.
호세프 대통령은 미국 측의 설명이 충분치 못하면 오는 23일 개막하는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항의할 예정이라고 현지 일간 에스타도데상파울루가 자크 바그너 바이아 주지사의 말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그는 “대통령은 ‘오바마의 해명을 보고 유엔 연설 톤을 조절하겠다’고 했다”며 “이해가 되지 않을 경우 ‘브라질은 테러리스트의 은신처가 아니다. (미국의) 산업스파이 행위가 도를 넘어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전했다.
루이스 알베르토 피게이레도 브라질 외교장관은 이날 백악관을 찾아 수전 라이스 국가안보보좌관과 사안을 논의했다. 백악관은 면담 후 성명을 통해 “언론 폭로 내용 중 왜곡된 부분이 있음을 브라질에 설명했다”며 “(브라질의 반응은) 동맹·우방국이 제기할 수 있는 합당한 문제 제기라는 것이었다”라고 밝혔다. 미 우드로윌슨센터의 파울로 소테로는 “이날 백악관이 발표는 양국이 호세프의 방미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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