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국제적 시선 모으려 수도 나이로비 대형 쇼핑몰 공격
케냐 수도 나이로비 웨스트랜드 지역의 대형 쇼핑몰 ‘웨스트게이트’에서 총격이 일어난 것은 지난 21일 정오쯤이다. 토요일인 주말, 당시 쇼핑몰에는 1000여명이 있었다.
총기와 수류탄으로 무장한 알카에다 연계조직 ‘하라카트 알샤바브(청년운동)’는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쇼핑몰로 들어와 구역을 나눠 이곳저곳을 돌아다녔다. 이후 “무슬림은 일어나서 나가라. 비무슬림이 목표다”라며 사람들에게 예언자의 어머니 이름을 묻는 등 이슬람교도가 아닌 이들을 상대로 공격했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 압둘 자말은 괴한들이 “케냐가 소말리아로 와서 우리 사람들을 죽였다. 복수를 하러 왔다”고 했다고 전했다.
테러 발생 직후 케냐 정부는 경찰과 군을 투입해 총격전을 벌이며 알샤바브 조직원들을 쇼핑몰 내 한정된 공간에 몰아넣는 데까지는 성공했으나 수십명이 인질로 잡혀 있어 만 하루가 지난 22일 낮까지도 진압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새벽 인질 5명이 풀려났지만 아직 쇼핑몰 내에 수십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라일라 오딩가 전 케냐 총리는 “테러리스트들이 장악한 쇼핑몰 3층과 지하 공간에 꽤 많은 사람들이 붙잡혀 있다”고 AP통신에 말했다. 케냐 적십자사는 22일 실종자가 49명이라고 밝혔고 CNN은 인질 수가 30여명이라고 보도했다. 인질 구출 작전을 위해 이스라엘 특수부대도 협력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가운데 외국인은 한국·중국인 각 1명, 프랑스·캐나다인 각 2명, 영국인 3명 등으로 확인되고 있다. 가나 출신의 아프리카 대표 시인이자 유엔 주재 가나 대사였던 코피 아우노르(78)도 이번 테러로 숨졌다.
우후루 케냐타 대통령은 22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번 사고로 조카를 잃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범인들이 어디로 달아나든지 반드시 잡아들여 극악한 행위에 죄를 물을 것이다. 테러리즘은 겁쟁이들의 철학”이라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번 테러를 “명백히 비난받을 행위”라고 밝혔고, 미국 백악관은 성명을 통해 “무고한 시민에게 비열한 테러 공격이 일어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알샤바브가 쇼핑몰 웨스트게이트를 목표로 삼은 것은 국제적인 주목을 받기 위함으로 보인다. 이스라엘 사업가가 2007년 문을 연 이곳은 케냐에서는 드물게 외국 브랜드 상점과 고급 식당 80여개가 몰려 있다. 지난 2년간 외국대사관들이 테러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특히 나이로비에는 개발도상국 중 유일하게 유엔 본부(유엔환경계획)가 들어와 있다. 본부는 사건이 발생한 쇼핑몰에서 차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다.
알샤바브는 또 케냐 정부가 2011년 말 소말리아에 자국 군대를 파병해 자신들을 소탕하는 데 참여하자 “나이로비에 대규모 공격을 가해 보복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현지 일요판 신문인 선데이네이션의 편집장 무리시 무티가는 가디언 기고에서 “케냐 군대가 소말리아에서 알샤바브를 압박하고 있지만 자국 내에서는 무장세력을 장악할 수 없는 상태”라며 “부패한 경찰과 이민국이 원인”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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