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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美 ‘맥잡’(McJobs) 노동자들 “생계 가능한 임금 달라”

by bomida 2013. 8. 30.

소위 ‘맥잡’(McJobs·McDonald’s Jobs)이라 불리는 일자리가 있다. 맥도날드·웬디스·타코벨 등 저렴한 값에 한끼 식사를 할 수 있는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이 하는 일이다. 이들 외식 브랜드들이 음식 값을 싸게 책정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의 낮은 임금 덕이다.

미국 
전역의 패스트푸드 점원들이 29일(현지시간) 일손을 놓고 거리로 쏟아졌다. 지금의 저임금으로는 기본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다며 파업에 나선 것이다.


그동안 맥잡의 파업은 소규모로, 또 산벌적으로 이뤄졌으나 이날 58개 도시에서 일제히 일어났다. 뉴욕주에서만 300명이 넘는 직원이 참여해 전국적으로는 1000여개 매장의 인력이 빠져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패스트푸드 업계의 ‘폭력적 노동 관행’을 참는데 한계가 왔다는 의미로 보인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맥도날드 매장 앞에서 29일(현지시간) 한 노동자가 “대형(Super-sizing) 가난을 중단하라”고 쓰인 종이를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이날 미국 58개주 패스트푸드 직원들이 최저임금을 올려달라고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AP


지난해 11월 뉴욕주에서 하루간 200명이 모여 시작된 맥잡 파업은 올 들어 시카고·캔자스시티·디트로이트주 등지로 번졌다. 이들의 요구는 “시간당 7.25달러(약 8000원)인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올려 달라”는 것이다. 현재 받는 돈으로는 생계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임금 개선을 연구하는 시민단체 국가고용법프로젝트(NELP)는 패스트푸드 업종의 시급 중간값이 시간 당 8.94달러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실제 받는 임금은 간신히 법적 최저임금선을 맞추고 있다. 맥도날드에서 11년간 근무한 리타 제닝스(37)는 “시간당 7.4달러 이상을 받아본 적이 없다. 이것으로는 혼자 살아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싱크탱크 데모스 정치분석가 로버트 힐튼스미스는 “노동생산성과 물가인상을 고려하면 최저임금은 시간 당 17달러는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패스트푸드 업계의 저임금은 노동자 생산력이 부족해서 낮아진 것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종사자 중 70%가 20세 이상이다. 특히 이들 중 3분의 1은 대학을 나왔기 때문에 필요한 기술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십대들이 일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패스트푸드는 미국 내 산업 중에서 지난 14년간 가장 많은 일자리를 만든 업종이다. 특히 경기 침체 후 고용에서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일자리의 질은 썩 좋지 못한 편이다.


맥도날드에서 40시간을 꽉 채워(풀타임) 52주를 일하면 연간 1만5080달러를 받는다. 이는 최저임금 공식적인 4인가족 생계보다 19%가 적다. 맥잡 종사자 평균 나이는 32세다. 청소년이 용돈벌이를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이 가장 생계를 꾸리기 위해 얻는 일자리라는 의미다. 한 주에 150~350달러를 벌어서 한 가정의 생활비를 대기는 힘들다.


특히 이들은 대부분 풀타임이 아닌 시간제로 고용계약을 맺기 때문에 근로 시간도 제한돼 있다. 사업주는 정직원 혜택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일 수 있지만 노동자들은 벌이에 한계가 생긴다.


NELP는 “맥도날드 노동자가 받는 노동자 의료보험 혜택은 월 20달러 수준이어서 ‘투잡’을 구해야만 하는 막다른 일자리”라고 밝혔다.


업체들은 최저임금을 올리면 싼 값을 유지할 수 없어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전가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미 매사추세츠대 정치경제연구소는 최저임금을 10.5달러로 인상해도 맥도날드 ‘빅맥’ 값은 개당 5센트 올라갈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