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지중해 항구도시 자르지스에서 어부들이 극우단체 선박의 정박을 반대하며 “인종차별 반대”라는 현수막을 배에 걸어 놓고 있다. AFP연합뉴스
튀니지 어부들이 지중해 연안에 선박을 대려던 유럽 극우단체의 접근을 금지시켰다. 난민 보트를 공격하는 인종차별주의자들을 마을에 들어오게 할 수 없다며 막은 것이다.
현지 일간 알슈루크는 튀니지 남동부 해안 도시들인 자르지스와 가베스, 스파크스에서 프랑스 극우단체 ‘세대 정체성(Generation Identitaire·GI)’의 선박인 ‘C-스타’가 정박하는 것을 금지시켰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1일 키프로스를 출발해 리비아 해안으로 향하고 있던 이 선박은 물자가 부족해져 육지에 배를 부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어촌 주민들은 이들의 정박을 막고, 뭍에 들어오더라도 주유소 등을 닫아버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자르지스 어촌 대표는 AFP에 “이것이 지중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치”라며 “무슬림과 아프리카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우리가 여기서 인종차별이 일어나게 놔줄 것 같으냐. 절대 안 된다”고 밝혔다.
유럽의 반이민 정책을 요구하고 있는 C스타는 아프리카 현지에서 출발하는 난민들의 선박을 공격해 유럽으로 향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지난달 키프로스 파마구스타 항구로 선박을 이끌고 간 이 단체 소속원들은 배에서 내려 다른 배들에 올라타 유럽으로 망명을 요구했다. AFP는 “유럽 국적의 선박에 올라타 망명을 요구하는 진짜 난민들의 행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C-스타는 난민보호 비영리(NGO)단체와 인신매매 조직간 불법적인 협력의 실태를 폭로하는게 목적이라고 주장이지만 구호단체들은 이같은 소란스러운 ‘작전’이 잠재적인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리비아를 출발해 자국 해안으로 들어온 난민이 18만명에 달한 이탈리아는 해군 함정을 보내 리비아 해안을 봉쇄하는 작전을 시작했다. 또 지중해에서 아프리카 난민들을 돕던 독일단체의 구조선도 압수했다. 불법 이주문제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되자 조치를 취한 것이지만 구호단체들은 바다 위를 표류하는 이들을 구조할 수 없게 돼 사망자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극우단체들이 현지에서 일으키는 논쟁과 충돌은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올들어 이미 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도착한 이주민들은 9만명을 넘어섰다. 이 중 2370명은 바다 위에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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