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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럽

"미국은 친구" 표현 뺀 메르켈 정당 총선공약집

by bomida 2017. 7. 7.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3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MSNBC 웹사이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난 3월 미국 워싱턴을 방문,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MSNBC 웹사이트

9월 총선을 앞두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이 선거 공약집에서 미국을 ‘친구’라고 언급했던 표현을 삭제했다. 

3일(현지시간) 확정된 집권 기독민주연합-기독사회연합(CDU-CSU)의 강령을 보면 외교 부문에서 미국을 ‘유럽 밖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고만 표현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2013년 총선에선 ‘미국은 유럽 밖에선 독일에 가장 중요한 친구이자 파트너이며 양국의 우정은 우리 국제협력의 주춧돌’이라고 규정했었다. 

또 공약집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여러 외교 사안에 대해 입장을 명확하게 하지 않은 상태”이고 “파리기후변화협정 이탈 결정을 내린 것이 유감스럽다”고도 적었다. 메르켈과 트럼프는 파리협정뿐 아니라 자유무역,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방위비 분담금 등을 두고 사사건건 부딪혀왔다. 지난 5월 메르켈 총리는 “누군가를 전적으로 의지하는 시대는 지난 것 같다”며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동맹의 균열을 암시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총선 전 공약 설명집에서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이렇게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표심’을 염두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달 미국 퓨리서치 여론조사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 우호적인 독일인은 35%에 불과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인 지난해 57%보다 크게 낮아진 수치다. 반면 공약집은 프랑스에 대해선 “독일과 프랑스는 유럽의 엔진”이며 “양국의 우정이 유럽연합(EU)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브렉시트 협상을 진행 중인 영국과도 “경제·정치적 관계를 긴밀히 하는 것이 독일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