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중앙은행이 18일(현지시간) 제인 오스틴 200주기를 맞아 내놓은 새 10파운드 지페를 공개했다. 윈체스터|AP연합뉴스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여성 소설가 제인 오스틴(1775~1817)의 초상이 새겨진 새 10파운드 지폐가 공개됐다.
마크 카니 영국중앙은행 총재는 18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남부 윈체스터 성당에서 신권을 발표하며 “보편적인 호소력이 가진 오스틴의 소설은 첫 출간 때와 마찬가지로 지금까지 강한 목소리를 가진다”며 “지폐는 영국의 역사와 위대한 시민들의 공헌을 기억하는 저장소”라고 말했다고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영국은 역사적 인물을 기념하는 차원에서 주기적으로 지폐 등장 인물을 바꾸고 있다.
오는 9월부터 유통될 예정인 10파운드가 공개되면서 오스틴은 여왕을 제외하고 영국 지폐에 등장한 세 번째 여성이 됐다. 앞서 1970년대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이 10파운드 지폐에 처음 등장했다가 1990년대 사라졌고, 5파운드 지폐에 초상이 담겼던 19세기 개혁운동가 엘리자베스 프라이는 2013년 윈스턴 처칠 전 총리로 교체됐다. 당시 지폐에 유일했던 프라이를 없앤다는데 반발이 커지면서 중앙은행은 오스틴을 새 지폐의 주인공으로 결정했다.
오스틴의 10파운드도 현재 5파운드 지폐처럼 위조 방지를 위해 종이가 아닌 플라스틱 폴리머 소재로 제작됐다. 찰스 다윈의 얼굴이 담긴 기존 10파운드짜리 지폐은 2018년 봄까지만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디자인을 공개된 영국 화가 조지프 말로드 윌리엄 터너가 담긴 20파운드 신권도 폴리머로 제작해 2020년 유통할 계획이다.
<오만과 편견> <엠마> <이성과 감성> 등을 쓴 제인 오스틴은 최근 BBC의 ‘지난 1000년간 최고의 문학가’ 조사에서 셰익스피어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새 지폐에는 1813년 발표한 작품인 <오만과 편견>에 나오는 “독서만한 즐거움은 어디에도 없어!(I declare after all there is no enjoyment like reading!)”라는 문구도 적혀 있다.
42세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난지 그는 올해 200주기를 맞는다. 오스틴의 고향인 영국 햄프셔의 작은 마을 스티븐턴에선 이날 조각상 제막식이 열리기도 했다. 오스틴의 언니 카산드라가 수채화로 그린 유일한 초상화를 바탕으로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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