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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주

트럼프 첫 해외순방이 남긴 건… ‘5700만원짜리 재킷’과 ‘무례한 악수’

by bomida 2017. 6. 1.
최악 분위기로 끝난 G7 회의…파리기후변화협약 ‘트럼프 대 G6’로 끝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길에는 세계에 보내는 감동적인 연설도, 지역 현안에 대한 해법도, 미래를 향한 메시지도 없었다. 아흐레 동안 국제무대서 선보인 ‘미국 우선주의’는 동맹국과 파열음을 냈고, 무례한 행동들이 구설만 키웠다.

순방 전 국내서 터진 ‘러시아 스캔들’은 잠잠해지기는커녕 의혹이 갈수록 깊어졌다.

순방 일정의 마지막 날인 27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타오르미나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는 최악의 분위기에서 막을 내렸다.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파리 기후협약을 준수하라며 트럼프를 압박한 6개국 정상은 결국 설득에 실패, 미국을 빼고 협정 이행을 약속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6명이 1명을 상대로 싸운 구도였다”고 했다. 미국과 나머지 국가들의 불협화음 탓에 지난해 32쪽에 달했던 성명은 올해는 6쪽에 그쳤다.

트럼프는 25일 벨기에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담에선 추가 방위비 지출을 요구하며 회원국들과 대립했다. “실질적이고 사악한 위협에 맞서기 위한 것”이라는 트럼프의 주장에 회원국 정상들은 약속대로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국방비를 늘리겠다고 답했지만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트럼프의 첫 해외 순방 일정은 빡빡했다. 성대한 환영 속에 시작된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에선 이번 순방의 유일한 성과라 할 수 있는 1100억달러 규모의 무기 거래를 성사시켰다. 하지만 무기 세일즈에 치중한 트럼프는 인권 상황이 개선돼야 무기를 팔 수 있다던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원칙을 발로 차냈다. 사우디, 이스라엘과 긴밀한 협력을 선언하고 이들과 적대 관계인 이란은 맹비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순방의 최대 수혜자는 사우디”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트럼프의 첫 행보가 “유럽에선 오랜 동맹국들에 방위비 인상을 요구했고, 인권 문제는 모호한 영역에 둔 채 중동 국가들에는 친밀한 태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전통적인 미국 외교정책을 거꾸로 뒤집으면서 해외 순방을 “미국 우선주의 홍보에 이용했다”고 평했다.

트럼프의 무례한 행동도 구설에 올랐다. 나토 정상들이 사진을 찍으러 모이자 두스코 마르코비치 몬테네그로 총리를 팔로 밀치며 앞으로 나왔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는 팔씨름하듯 강하게 악수를 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아이처럼 힘을 과시하려는 행태였지만 오히려 마크롱만 부각시켰다.

블룸버그통신은 정치적 경험이 없는 젊은 지도자 마크롱이 이 악수로 단단함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트럼프의 이런 행동을 예측한 마크롱이 ‘악수 싸움’을 대비하고 나왔다는 보도도 있었다.

최악 분위기로 끝난 G7 회의…파리기후변화협약 ‘트럼프 대 G6’로 끝나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는 시칠리아에서 G7 정상 배우자들과 만날 때 5만1500달러(약 5700만원)짜리 돌체앤가바나 고급 의상을 입어 뒷말이 나왔다.

CNN은 달라진 걸프국 외교, 테러를 중심에 둔 화두 등 첫 순방의 5가지 특징을 꼽았다. 하지만 외국에 나간 동안에도 여전히 러시아 스캔들에서는 도망치지 못했다고 평했다. 트럼프는 순방을 마치며 결산 기자회견도 열지 않았다. 그 대신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 오르면서 트위터에 “순방을 간 모든 곳에서 홈런을 쳤다”는 자화자찬 글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