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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젊은 변화’ 택한 프랑스]스승서 부인으로…실세 국정동지로

by bomida 2017. 5. 15.

ㆍ프랑스 퍼스트레이디 브리지트 트로뉴
ㆍ‘25세 연상’으로 세간의 관심…선거 유세·토론 등 큰 역할
ㆍ교육개혁 ‘공식 직함’ 주목…“마크롱 비판할 유일한 사람”

[‘젊은 변화’ 택한 프랑스]스승서 부인으로…실세 국정동지로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39)의 옆에는 늘 부인 브리지트 트로뉴(64)가 함께한다. 마크롱은 “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 것”이라거나 “내 최고의 친구”라면서 선거 과정에서도 ‘동지적 연대감’을 과시했고, 트로뉴는 큰 존재감을 보여줬다. 

르몽드는 마크롱의 정당인 ‘앙마르슈(전진)!’ 선거캠프의 회의와 유세, 방송토론 등 남편이 있는 모든 곳에 함께한 그가 이번 대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부부의 친구는 자연스럽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두 사람을 일심동체(fusionnel)라고 불렀다. 전례를 깨고 마크롱이 트로뉴에게 공식 직함을 줄지도 관심사다. 

트로뉴는 1953년 북부 아미앵에서 초콜릿 제조업을 하는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프랑스어 교사로 일하다 40세에 연극반에서 희곡을 배우던 15세 소년이었던 마크롱과 사랑에 빠졌다. 세 자녀가 있던 그는 2007년 이혼해 마크롱과 결혼했고, 정치에 뛰어든 남편을 돕기 위해 2015년 교단을 떠났다.

마크롱이 경제장관일 때부터 회의와 만찬 등을 준비하며 ‘정책 내조’에 나섰고 이번 선거에선 연설문을 고치거나 외부 소통창구 역할도 했다. 

지난달 유세에서 마크롱은 “우리가 당선된다면 트로뉴도 역할과 자리를 갖고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였던 미셸 오바마처럼 적극적인 활동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트로뉴는 전직 교사였던 만큼 교육개혁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폐 아동이나 빈곤층 아이들을 위해 일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부의 평전을 쓴 카롤린 데리앙은 트로뉴가 긍정적인 사람이라며 “굉장히 야심 있고, 남편의 일에 깊게 관여한다”고 썼다. “마크롱을 비판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로뉴에게 눈길이 쏠리는 것은 ‘25세 연상의 부인’이라는 세간의 관심 탓도 있지만, 이전 정부들에서 엘리제궁 안주인을 둘러싼 곡절이 많았던 탓이기도 하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엔 이혼과 재혼으로 임기 동안 퍼스트레이디가 바뀌었다.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은 자신에 앞서 사회당 대선후보였던 세골렌 루아얄과 결별한 뒤 동거녀와 엘리제궁에 입성했으나 여배우와의 연애 사실이 드러나 사실상 퍼스트레이디 없이 임기를 마치게 됐다. 잇단 스캔들로 대통령의 사생활에 관심도가 높아진 것도 새 퍼스트레이디의 활동 기회를 열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분석했다.

새 정부를 움직일 마크롱 주변 인물들도 주목받는다. 정치 경험이 짧고 기반도 약한 마크롱은 여러 분야에서 끌어모은 이들과 함께 대선을 치렀다. 중도진영의 거물로 2007년 민주운동당을 창당한 프랑수와 바이루(65), 선거본부장이었던 앙마르슈의 2인자 리샤르 페랑 사회당 의원(54)은 총리 후보로 거론된다.

벨기에와 프랑스의 싱크탱크에서 일한 경제학자 장 파사니-페리(65)는 마크롱 경제정책의 큰 그림을 그렸다. 장 폴 들르부아예 전 국가개혁장관(70)과 캠프 대변인 뱅자맹 그리보(39), BNP파리바그룹의 법률고문 출신인 크리스토페 카스타네르 사회당 의원(51)도 이번 선거에서 핵심 역할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