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최악 통화’ 비난했던 호주 총리에 “우린 환상적 관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맬컴 턴불 호주 총리가 4일 뉴욕 인트레피드 해양항공우주박물관에서 만나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트럼프는 지난 1월 텀불 총리와 전화를 나눈뒤 ‘최악의 통화’라고 맹비난 했으나 이날 “호주를 사랑하다”고 말했다. 뉴욕|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석달 전 전화로 막말을 던진 맬컴 턴불 호주 총리와 4일(현지시간) 첫 대면을 했다. ‘최악의 통화’를 나눴다고 비난했던 것과는 달리 “호주를 사랑한다”고 말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의 인트레피드 해양항공우주박물관에서 턴불 총리과 만나 약 30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고 USA투데이 등이 보도했다. 만남 직후 회담 내용을 묻는 기자들에게 그는 “우리는 99년간 동맹국이었다. 상상할 수 있는가. 99년이다. (관계가) 나쁜 적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환상적인 관계다. 나는 호주를 사랑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논란이 된 통화에 대해선 “우린 좋은 통화를 나눴다. 당신들(기자들)이 과장했다”며 “그것은(막말 통화 기사)는 다소 가짜뉴스였다”고 설명했다. 

취임 직후였던 지난 1월 말, 트럼프는 턴불 총리와 통화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체결한 난민 상호교환 협정에 대해 이야기하며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호주가 미국에 “다음 보스턴 테러범”을 보내려고 한다며 막말을 하고 1시간 정도로 예정됐던 전화를 25분만에 끊어버렸다고 보도되면서 무례한 언행이 비판을 받았다. 트럼프는 이 전화를 “단연코 최악의 통화”라고도 한 바 있다.

두 정상의 첫 회담은 ‘오바마케어’를 대체하는 건강보험법안인 ‘트럼프케어’의 하원 통과로 당초보다 늦게 시작됐으며 난민 이슈와 함께 북핵, 안보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취임 100여일만에 트럼프가 처음으로 ‘고향’인 뉴욕을 찾자 박물관 인근 등지에서 시위가 열렸다. 뉴욕타임스는 회담이 지연되고 대통령의 동선도 변경돼 시위대의 힘이 빠지면서 대선 때만큼 격렬하지는 않았으나 집회에 나온 사람들은 “뉴욕은 당신(트럼프)를 싫어한다”는 구호 등을 외쳤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뉴욕에서 태어나 맨하튼에서 부동산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와 아들 배런은 여전히 맨하튼 트럼프타워에 살고 있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대선, 트럼프에게 표를 준 ‘뉴요커’ 18%에 그쳤다. 이 도시에서는 취임 이후 반정부 시위도 계속 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