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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이슈/서울이야기

비둘기 쫓는데 피아노줄 쓴다

by bomida 2014. 9. 4.

서울시가 비둘기를 쫓는데 피아노줄을 쓰기로 했다. 비둘기들이 자주 오는 교량이나 다리 밑에 줄을 달아 발로 잡고 앉지 못게 하는 것이다.


비둘기 배설물은 악취뿐 아니라 암모니아와 산 성분 때문에 응고된 뒤 빗물과 만나면 철을 부식시켜 시민들의 불만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 때문에 시는 교량이나 다리 밑에 그물처럼 생긴 조류접근 방지망이나 뾰족한 바늘 모양의 조형물을 달기도 하고, 비둘기가 싫어하는 냄새가 나는 기피제, 초음파 발생기를 설치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 제품은 주기적으로 교체하는데 많은 돈이 들고 그물망 등은 경관을 해친다는 지적이 많았다. 비둘기를 막으려고 달아 놓은 장치때문에, 정작 시설물 관리가 어려운 경우도 생겼다.

서울역 고가 밑에 비둘기 방지용 피아노줄을 설치하기 전과 후 모습. 서울시 제공


반면 피아노줄은 설치하려는 시설물에 줄을 연결할 수 있는 고정대만 있으면 팽팽하게 조여 고정만시키면 된다. 값도 기존 설치물들보다 절반 수준이고 재질이 강하고 탄성이 좋기 때문에 오래쓸 수 있다. 배수관 등에도 어느 곳에나 달 수 있고 투명해서 미관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시설물 안전점검에도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서울시는 성산1교와 서울역 고가에 시범설치한 뒤 효용성이 있다고 보고 이를 전면 도입키로 했다고 4일 밝혔다.

피아노줄 방식을 만들어낸 서울시 서부도로사업소 이종욱 주무관은 “성산1교 아래 자전거도로를 지나는 시민들이 겨울철 민원이 많아 빠른 해결안을 생각하다보니 피아노줄을 쓰게 됐다”며 “비둘기에게도 피해 없이 불편을 해결해 기쁘다”고 말했다. 이 방식은 현재 특허청에 특허 출원 중에 있다.

이용심 서울시 도로시설과장은 “시 산하기관과 자치구에 우선 설치한 뒤 특허등록이 완료되면 다른 자치단체나 기관에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