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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이슈/서울이야기

[단독]‘수도권 교통청’ 신설… 환승체계 대폭 손본다

by bomida 2014. 7. 22.

ㆍ서울·경기·인천 3개 권역 환승주차장 확충 검토

ㆍ자치단체 간 입장차·부지 마련 재원 확보 걸림돌

서울시가 가칭 ‘수도권교통청’ 신설과 환승주차장 확충을 골자로 하는 수도권 교통 환승체계 개편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인천·경기 등 3개 시·도지사가 23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갖는 당선 후 첫 회동을 계기로 교통대책 논의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21일 “서울·경기·인천과 국토교통부가 참여하는 수도권교통청을 신설해 서울은 물론 경기·인천의 환승체계를 근본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논의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3개 시·도 간 협의체로 운영됐던 수도권교통본부를 해체하기로 내부안을 정했다.


국토부가 근본 대책도 세우지 않은 채 이달 시행한 광역버스 입석운행 금지 조치가 혼란을 부르며 ‘곪았던 종기’가 터지면서, 수도권 교통의 핵심인 환승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이미 형성됐다. 원인을 따져들어가면 정부가 서울 주변에 신도시를 대거 개발하면서도 병행했어야 할 출근길 확보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울역 앞 버스 환승센터에서 한 시민이 지난 4월 광역버스를 향해 뛰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환승 혼란 사태 이후 ‘환승체계 개편’에 나설 것을 지시했고, 남경필 경기도지사 역시 선거공약으로 서울 출퇴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국토부는 이날 연내 서울 외곽에 광역환승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제안할 수도권교통청은 국토부와 3개 시·도가 참여하는 공식 행정조직이다. 교통청을 통해 환승주차장 확대 등에 국고 지원이 이뤄져야 대대적 ‘수술’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서울시는 경기·인천 지역 출발지와 서울 접경지 안팎, 서울 도심 등 3개 권역에 환승센터를 단계적으로 설립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1단계는 경기 수원시 화서역, 고양시 일산, 안양시 평촌 등 출발지 주요 지점에서 승용차 이용자들이 광역버스로 갈아탈 수 있도록 유도한다. 2단계로는 인덕원역·서울대공원역·구파발역 등 서울 접경지 안팎 환승센터를 통해 시 외곽에서 오는 승객들이 시내버스나 전철을 타도록 할 계획이다. 3단계는 청량리역·신천역 등의 환승센터에 광역버스 정류장을 만들어 도심 진입을 줄여갈 방침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자치단체 간의 입장차다. 서울시와 달리 인천·경기는 광역버스가 서울 도심·부도심권까지 직접 들어가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경기개발연구원의 최근 보고서를 보면 2010년 이후 서울시가 경기도의 광역버스 증편 요구를 거절한 비율은 49%에 이른다. 그러나 서울 시내를 오가는 인천·경기권 버스는 꾸준히 늘고 있다. 올 3월 현재 직행·좌석버스와 시내버스, M버스까지 포함해 473개 노선에 버스 7629대가 서울과 수도권을 오가고 있다. 서울·경기 간 통합요금제가 처음 도입된 2007년(395개 노선, 6210대)보다 20% 넘게 늘었다. 서울시가 증편을 억제하고 있지만 M버스는 국토부가 면허권을 가지고 있어 서울시의 의향과 무관하게 편수를 늘릴 수 있다. 


  


출퇴근 시 환승 저항감을 줄이기 위한 경로 개발도 관건이다. 경기개발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서울로 출근하는 수도권 승객들은 서울까지 한 차례 갈아탈 경우 40분 걸리는 노선(선호도 42.2%)보다는 1시간이 걸리더라도 갈아타지 않는 직통노선(선호도 57.8%) 쪽을 선호한다. 양재 환승센터에서 민자 노선인 신분당선으로 갈아타면 700원을 더 내야 하듯 환승 시 추가요금이 발생하는 문제, 시·도 간 통합요금을 어떻게 배분할지 등도 간단치 않다. 박경철 경기개발연구원 교통연구실 연구위원은 “버스전용차선 문제를 해결해 환승 횟수를 1번으로 최소화하고 거점 정류장 중심으로 버스운영체계가 구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