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부패 스캔들에도 터키 집권당 승리 이끌어
부패와 비리 스캔들에 휘말렸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60)가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한숨 돌리게 됐다.
에르도안이 이끈 집권 정의개발당은 30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44.13%(개표율 92.68%)를 득표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현지 일간 휴리에트가 31일 보도했다. 공화인민당(28.98%)과 민족주의행동당(15.95%) 등 야권에 비해 압도적인 표차이자 정의개발당이 목표로 삼은 2009년 지방선거 득표율(38.8%)도 웃돈다.
터키에서는 지난해부터 현 정권의 이슬람·권위주의 강화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에르도안의 비리 의혹도 터지면서 이번 선거는 그의 신임을 묻는 성격이 컸다. 특히 총리 측근의 비리 정황이 트위터와 유튜브로 공개되자 접속 차단 조치를 내려 반발도 큰 상태였다. 그러나 정의당이 최고 득표기록인 2011년 총선(49.8%)과 비슷한 성적을 내면서 에르도안은 다시 힘을 받게 됐다. 그는 31일 앙카라 당사 앞에 모인 지지자들에게 “짜깁기 정치가 큰 타격을 받아 패배했다. 더러운 거래와 배후가 진 것”이라며 “오늘은 새 터키의 기념일”이라고 밝혔다. 가족과 함께 선거 승리를 선언한 이 자리에는 기업 뇌물수수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막내아들 빌랄도 나왔다.
이번 승리를 발판으로 에르도안은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커졌다. 터키는 2012년 대통령 권한을 강화하고 직선제로 뽑도록 헌법을 바꿨으나, 총리가 실질적 행정 권한을 행사하고 국회에 책임을 지는 내각책임제다. 정의당 당규는 의원 연임을 3회로 제한해 이미 3연임을 한 에르도안은 4연임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대선을 치를 8월 전,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 위상을 높인 뒤 대권을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하지만 의회가 조사위원회를 다음달 출범해 부패 혐의를 조사할 예정이고, 이슬람 사상가이자 에르도안의 정적인 페툴라 귤렌과의 기싸움도 치열해져 혼란 정국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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