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만능세포’라 평가 받은 자극촉발만능(STAP) 세포 연구에 참여한 일본 학자가 이 세포의 존재를 확신할 수 없다며 동료연구자들에게 논문철회를 제안해 파문이 예상된다.
일본 고베 이화학연구소가 주도한 STAP 연구의 공동연구원이었던 와카야마 데루히코 야마나시대학 교수는 10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믿었던 데이터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정말 STAP세포가 생긴 것인지 확신할 수 없어졌다”고 말했다. 세포의 주요 증거였던 ‘특정한 유전자’ 변화가 논문 발표 전 연구팀 내에서는 ‘변화가 있다’는 보고가 있었지만 지난주 이화학연구소 발표 문서에서는 ‘변화가 없었다’로 바뀌어 있었다는 것이다.
또 연구팀 회의에서 나온 과거 실험 데이터를 검증해보니 부자연스러운 이미지가 발견되는 등 중대한 문제가 여러차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와카야마 교수는 “STAP세포 논문을 일단 철회한 뒤 외부 인사에게 검증을 받자고 다른 공동 연구원들에게 제안했다”고 말했다.
올 1월 과학저널 네이처에 실린 STAP 세포는 쥐의 림프구 세포를 약산성 용액에 잠시 담그는 자극으로 어떤 세포로든 변할 수 있는 만능세포로 소개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윤리적 논란이 있는 배아줄기세포나 암 발생 가능성이 큰 유도만능줄기세포(iPS) 등과 달리 간단한 조작은 지금까지 생명과학의 상식을 뒤엎는 성과로 평가됐다. 실험의 주역인 이화학연구소 오보카타 하루코(小保方晴子) 연구주임은 노벨상 후보로까지 떠올랐다.
그러나 논문의 일부 화장 데이터가 조작됐고, STAP 세포로 만든 쥐의 태반 사진이 중복 사용됐다는 의혹이 나오고 논문대로 실험해도 세포가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네이처는 지난달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화학연구소는 제작법을 공개하고 외부 전문가들과 확인 작업을 벌여왔다. 연구소 측은 “연구 본질은 흔들림이 없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조사 중이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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