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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아마존, CIA와 10년짜리 계약… 워싱턴포스트 공정성 해칠 우려”

by bomida 2014. 1. 9.

ㆍ인권단체 청원에 3만명 서명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를 인수한 아마존닷컴이 과거 수주한 중앙정보국(CIA) 관련 사업이 도마에 올랐다. 인수 전에 맺은 계약이나, 자칫 언론사 소유주의 이해관계가 보도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미 온라인 인권단체 루츠액션(RootsAction)은 아마존닷컴이 CIA와 클라우드 시스템 구축 계약을 맺은 데 대해 “워싱턴포스트가 큰 이해 상충을 부르는 이번 일을 독자들에게 솔직히 밝혀야 한다”고 청원운동을 시작했다. 9일 현재까지 약 3만2000명이 서명했다. 아마존닷컴은 지난해 1월 6억달러 규모의 이 사업을 따내 향후 10년간 CIA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아마존닷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제프 베조스 회장이 위싱턴포스트를 인수한 때는 같은 해 8월로, 그 이후 일이다.

Jeff Bezos. Reuters


그러나 루츠액션 측은 “언론은 소유자가 취재 대상과 주요한 재정 관계를 맺고 있을 때 이를 알려야 한다”며 “워싱턴포스트가 CIA 기사를 쓸 때 ‘신문의 소유주가 아마존이며, 아마존은 CIA로부터 수익을 얻고 있다’고 언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 마틴 배런 편집장은 “이는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것”이라고 루츠액션 측과 주고받은 서신에서 언급했다. 배런은 “워싱턴포스트는 에드워드 스노든의 폭로로 촉발된 CIA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다뤄왔고, 콜롬비아 내전에 CIA가 연루됐다는 폭로기사도 보도했다”며 “우리 신문은 엄격한 언론 윤리정책에 따르고 있다”고 밝혔다. 또 그는 “취재를 둘러싼 회사와의 갈등도 일상적으로 공개했다”며 지난 9월 베조스 회장이 이번 계약을 설명한 기사도 언급했다.

루츠액션은 오는 14일이나 15일에 청원서를 전달하기로 하고 대면 면담을 요구했지만 배런 편집장은 이를 거부했다. 그는 “CIA 관련 보도에 아마존이나 베조스 회장이 연관돼 있지 않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아마존과 워싱턴포스트는 별개의 회사로 남아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