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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짐바브웨, 코끼리 ‘청산가리 독살’ 급증… 석달 새 300여마리 상아 뽑힌 채 발견

by bomida 2013. 10. 22.

아프리카 최대 코끼리 서식지인 짐바브웨에서 3개월 사이에 300마리가 넘는 코끼리가 죽었다. 상아를 노리고 밀렵꾼들이 풀어 놓은 청산가리 탓이다.


21일 짐바브웨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주 서북부 황게국립공원에서 코끼리 11마리가 죽은 채 발견됐다. 하나같이 똑같은 방식으로 상아가 뽑혀져 있었다. 지난 9월부터 정부가 대대적인 밀렵조사를 시작한 뒤에만 103마리가 죽었다. 그러나 야생보호태스크포스의 조니 로드리게스 회장은 지난 7월부터 지난주까지 325마리의 죽은 코끼리를 발견했다고 AFP에 21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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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부가 희생된 코끼리 수를 줄여 발표하는 것은 정치인과 기업들이 연루돼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코끼리들의 사인은 공원 내 물웅덩이와 소금못에 뿌려진 청산가리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신문 더스탠더드는 독에 오염된 소금못은 파악된 것만 37개라고 보도했다.

코끼리 희생이 계속되자 환경부 장관이 밀렵과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짐바브웨에는 약 12만마리의 코끼리가 서식하고 있는데, 황게국립공원에만 4만마리가 있다. 1만4650㎢에 달하는 공원은 약 50명의 경비원이 지키는데, 효과를 거두려면 인원이 10배나 더 필요하다.

공원 인근 주민들은 이달 말까지 청산가리를 폐기해달라는 현지 경찰의 요청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특히 부족장들은 “밀렵으로 붙잡힌 주민들이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며 사면을 요청하고 있다. 최근 10여마리의 코끼리가 희생된 밀렵사건 용의자 두 명 중 한 명은 18세 청소년이다. 짐바브웨 법상 밀렵은 15년 이상의 실형을 받을 수 있는 중범죄이지만 당국이 처벌 의지가 없어 밀렵을 막지 못하고 있다.

장신구와 부적, 약 등으로도 쓰이는 코끼리 상아는 1989년부터 엄격하게 매매가 금지되고 있으나 연간 100억달러 규모가 거래되는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