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밖으로 생각보다 잘 나가지 않게 된다. 가장 큰 이유는 교통비. 도쿄에서 출발하는 '국내여행'이 한국에서 같은 일본의 도시로 향하는 '해외여행'보다 메리트가 없음.
단적으로 도쿄↔오사카 여행은 비행기든 신칸센이든, 서울↔오사카와 가격차가 크지 않다. 국내여행 느낌을 내려면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심야버스를 타야하는데 6시간 걸리고요... 허리 나갈 각. 버스 타고 1박3일로 대학생들이 잘 다니는 패키지가 저렴하게 있긴 하다. 뭐 한국에서도 제주도나 국내로 놀러갈까 하다가 에어텔에 놀라서 이럴 거면 해외라도 나갔다 올끄야! 라고 또 비행기를 타는 것과 마찬가지겠죠. 도쿄↔서울이 가격 면에선 낫지. 서울 가면 숙박비도 안 들고, 식비도 엄빠 냉장고를 파먹으면 되니까 더 저렴은... 드립;
그러나 대단히 모순적인 것은, 이렇게 말해 놓고, 고베는 벌써 두 번이나 다녀왔다고 합니다. 이왕 이런거 도쿄↔고베 신칸센/항공편 비교 포스팅이나 하자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국 여행객 중에서 도쿄에서 고베를 목적지로 향하는 일은 출장이 아니고서야 거의 없을 것 같다. 보통 교토를 베이스로 하고 오사카/고베 혹은 나라를 하루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경우가 많을 듯한데 도쿄에서 신고베/히메지까지 기차로 쭉 들어가거나, 간사이를 고베공항으로 들어갈 분들은 참고.
(1)신칸센
신칸센은 비싸다. 항공편 보다 나은 점은 (1)공항에 가지 않아도 되고 (2)수속시간이 없다는 것. 가격은 노메리트. 젠젠..
고베로 갈 때 출발은 시나가와역에서 했다. 집이 타마치역 근처라 한 정거장이다. 도쿄역보다 가깝고, 사람도 적어 혼잡하지도 않아 너무 좋은 것.
에키벤을 먹어줘야 신칸센 여행의 완성.
신칸센도 가격 이점을 볼 수는 있는데 학생할인/왕복할인을 잘 계산해 머리를 좀 써야한다. 신칸센의 운임은 승차권+특급권 두 가지. (1) 승차권은 말 그대로 순수한 운임. 기차를 타는데 필요한 요금. 이건 그야말로 승차하는 데만 지불하는 돈. 자리는 어떤 식으로 앉을 건지, 아니면 가는 전체 구간 중 일부만 지정된 좌석에 앉고 나머지는 자유석에 앉는다던지 구분도 가능. 즉, 이것만 가지고는 고정된 내 자리가 확정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왼쪽이 승차권, 오른쪽이 특급권. 윗줄(시나가와-히메지), 아랫줄(히메지-시나가와)이 한 세트. 기차 타러 들어갈 때 두장을 같이 투입구에 넣으면 된다.
자리는 따로 사야한다. 그게 특급권. (2)특급권에 지정날짜, 자리가 구체적으로 적혀있다.지정석은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한자리에 앉아 갈 수 있는 내자리 픽스. 사진은 지정석 금액이다. 지정석보다 싼 자유석도 있는데, 자유석이라고 해서 서서 가는 것이 아니고 열차 중 자유석 칸에 선착순으로 앉아가는 것이다. 출발 전 미리 줄을 서야 한다.
아래 링크로 들어가 출발지/목적지를 넣으면 승차권 운임, 지정석 요금, 자유석 요금 확인할 수 있다.
(일본어만 지원됨)
나는 목적지는 고베였지만 시나가와↔신고베가 아니라, 시나가와↔히메지를 끊었다. 고베까지 갔으니 히메지도 들리자는 계획으로 그런 거였는데, 사실 왕복할인을 받으면 신고베 역이나 신칸센으로 20분이나 더 떨어져 있는 히메지역이나 값이 비슷했기 때문에 그렇게 정했다. 편도 600㎞ 이상인 경우 왕복으로 사면 승차권의 10%를 할인해준다. 신고베역까지는 600㎞가 안되는데 히메지는 넘는다.
주의할 점은 학생할인, 왕복할인 모두 승차권 운임만 할인된다. 특급권은 자리 값이므로 할인에 포함 안됨. 총액의 10%가 아니라 승차권 금액의 10%임.
신칸센 티켓은 역에서 자동발권기로도 살 수 있고, 미도리창구(みどりの窓口)에서 살 수도 있다. 학생할인을 받으려면 여길 가야한다. 도쿄에서 간사이로 가는 길 신칸센 안에서 후지산을 보고싶다면 오른쪽 자리를 달라고 하면된다.
시나가와↔신고베(新神戸) 주행 거리 581.5km (2시간15분)
승차권 9,290엔+특급권 5,810엔=15,100엔
왕복 30,200엔(학생할인20% 26,484엔)
시나가와↔히메지 주행 거리 637.5 km(2시간 50분)
승차권 9,830엔+특급권 6,330엔=16,160엔
왕복 32,320엔(학생20%+왕복할인10% 26,815엔)
*신칸센 운임은 같은 날이라도 시간대에 따라 아주 미세하게 차이가 남.
*위 가격은 토요일 아침출발 노조미 기준.
신고베에서 히메지까지 JR타고 1시간 정도 걸리는데 1000엔 정도니까 교통비로 추가해야 맞는 듯.
(2)항공편
스카이마크(Sky Mark/スカイマーク)를 하네다(羽田)↔고베(神戸)로 끊었다. 한달 전쯤 いま得이라는 예약변경 불가 좌석을 왕복 24,980엔 결제해뒀다. 위탁수화물은 20㎏ 1개까지 무료다.
신칸센 학생할인을 못 받는다면 항공편이 5000엔 정도 싼 것. 데모.. 미타역에서 하네다까지는 30분. 시나가와역은 5분이었기 때문에 출발편 접근성에서는 신칸센 승.
고베에 도착해서 접근성은 얘기가 또 다른데. 고베공항이 한적해서 수속 시간도 거의 안 걸려서 거의 지하철역 수준으로 편하게 나올 수 있다. 공항에서 포트라이너 타고 산노미야 역으로 가나, 신칸센 신고베역에서 내려서 산노미야역으로 가나 비슷하게 걸림. 우열을 가릴 수 없음.
비행기에서 내려서 포트라이너 타러 갈 때까지, 걸리는 것 없이 그냥 쭉 나갈 수 있는 고베 공항. 공항이 아니라 지하철역을 나오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스카이마크 일반 좌석 넓이. 꽤 넓다.
스카이마크 비상구 좌석 넓이. ㅇㅈ
걸리는 시간은 신칸센이 2시간 반, 항공편이 1시간 20분. 근데 아무래도 공항에 가야한다는 심리적 압박은 기차타러가는 것보다 훠얼씬 크다. 그래서 서두르다보니 시간은 더 잡아먹은 듯... 그래서 다음에 갈 땐 그냥 신칸센 타고 갈 거 같다.
신칸센을 타고 가면 도착지는 신고베역. 산노미야역까지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을 타거나 하면 되는데 날씨 좋으면 걸어갈만 하다. 걸어서 30분정도 걸림.
별거 아닌데 얘기가 길어져 설명충이 됐으니 간단 고베 스팟 정리로 급마무리.
고베는 처음에 갔을 땐 작고 조용해서 평생 있어도 아무것도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심심한 느낌이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왜 고베에서 살기를 로망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았는지 이해되는 심정. 전 세계 '옛 항구도시' 명성을 가지고 있는 곳들이 그러하듯, 고베도 낡았다. 하지만 고상함을 가지고 있어 함부로 늙었다고 말할 수는 없는 포스가 있음.
니시무라커피점
800엔 조식 세트 강추. 앞치마 하라고 큰 수건도 준다. 사진은 사라다 세트. 좀 더 배가 덜 차는 후르츠 세트도 있음. 900엔 커피+케익 세트도 초강추. 커피도 맛있고 케익도 맛있다. 매장 자체가 고베스러움의 표본. 단점은 흡연 가능하다는 것인데 본점은 3층이 금연석.
이스즈베이커리
판매 1위인 카레빵이 가장 실함. 초코 프랑스(フランス)도 맛있음. 슈크림빵도 크림 많이 들어있고 기본에 충실한 JMT.
오쿠라 호텔
재방문 의사 있음. 방안 시설이 다소 낡았지만 뷰가 넘 좋다. 뒷면 시티뷰가 아니면, 양 사이드 방도 하버뷰 가능. Be Kobe가 바로 앞에 있고, 시내 접근성 굿. 오리엔탈이나 메리켄보다 가격적인 면에서도 이점이 있고, 산노미야-호텔 셔틀버스 있어서 편함.조식은 안먹어봤음.
고베 월드기념홀
포트라이너 시민히로바역에서 내리면 바로 앞. 주변에 아무것도 없음 주의. 이케아 걸어 갈 수 있고, 공연보러 왔다면 이케아에서 밥 먹어도 좋음(이라기 보단 여기랑 편의점 밖에 없음;). 이케아 맞은편에 있는 UCC 박물관은 한 번쯤 볼만함. 입장료 300엔. 시음회하고 나오면 돈이 아깝지는 않음.
히메지성
고베까지 왔다면, 시간이 좀 있다면, 아직 안가봤다면, 고베에서 1시간 걸리긴 하지만 가보기를 추천. 오사카성보다 훨씬 이쁘고 크고 아름다움. 성도 그렇지만 주변 공원도 아름다움. 도시 자체는 고베보다 활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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