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피레네 산맥 지역인 이비아에서 23일(현지시간) 카탈루냐 독립을 지지하기 위해 8만2000개의 촛불로 만든 카탈루냐 독립기가 빛나고 있다. AFP연합뉴스
스페인 카탈루냐의 분리독립 투표를 일주일 앞두고 중앙정부가 자치정부의 경찰지휘권을 제한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 일간 알파에스 등은 중앙정부가 카탈루냐 자치정부 내무부가 관장하는 지방경찰 ‘모소스 데스콰드라’의 지휘권을 중앙경찰 ‘과르디아 시빌’에 넘기라고 명령했으며, 이에 스페인 내무부가 모소스가 중앙경찰의 준조직으로 예속됐다고 발표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아킨 포른 카탈루냐 내무장관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모소스 측도 지휘권 이양 명령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지만 중앙경찰의 공적 업무와 관련한 지시는 따를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20여년간 자체적으로 가지고 있던 모소스의 지휘권이 중앙정부에 귀속되면서 독립투표 준비작업 단속 등의 지시가 중앙에서 바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다음달 1일로 예정된 카탈루냐의 독립 투표를 불법으로 간주한 스페인 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이를 막겠다고 밝힌 상태다. 지난 20일 카탈루냐 자치정부를 압수수색하고 지역 경제차관 등 자치정부 관계자 14명을 체포했다. 이들은 직권남용과 선동 등의 혐의로 최대 1만2000유로(약 16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날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는 “독립 투표가 없다고 인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그들(카탈루냐)도 (투표가) 이뤄지지 않을 것을 알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자치정부의 의지는 여전하다. 카를레스 푸지데몬 카탈루냐 수반은 “예측하지 못한 일들과 투표 보장에 대한 계획을 준비해 뒀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24일엔 자신의 트위터에 투표소 위치를 찾는 방법을 올렸다.
스페인 정부는 ‘채찍’뿐 아니라 독립 시도를 포기할 경우 재정 권한 확대 등을 두고 협상할 수 있다는 ‘당근’도 제시하며 카탈루냐를 압박 중이다. 카탈루냐 독립을 주장하는 100만명이 지난 11일 바르셀로나가 스페인에 함락된 9월11일(1714년)을 맞아 시위를 열었지만, 이번 투표가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할 것이라는 여론이 60%를 넘는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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