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현지시간) 지하철 객차 내에서 폭발 테러가 발생한 런던 남서부 파슨스 그린 지하철역 앞에 경찰과 구급대가 배치돼 있다.런던| EPA연합뉴스
영국 런던에서 출근시간 승객들을 노린 지하철 내 폭발 공격이 일어났다. 영국 당국은 이번 폭발를 테러 사건으로 규정했다. 영국에서 올들어 일어난 4번째 테러다.
AP통신 등은 15일 오전 8시20분쯤(현지시간) 런던 남서부 지역에 위치한 파슨스 그린 지하철에서 객차 내 폭발물이 터져 현장에 있던 시민 20여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대부분 얼굴 등에 화상을 입었으나 경찰에 따르면 심각한 부상을 입거나 목숨이 위태로운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파슨스 그린역을 폐쇄하고 이곳을 지나는 일부 노선의 운행을 중단했다. 현장에는 무장경찰들과 응급대원, 소방관들이 출동해 지하철 이용객들을 대피시켰다.
15일 오전(현지시간) 지하철 폭발 테러가 일어난 영국 런던 남서부 파슨스 그린 지하철역 위치. 익스프레스
런던경찰청은 이번 공격을 테러로 규정하고 “타이머가 장착된 사제폭발물(IED)이 사용됐으며 폭발물의 일부만 터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완전한 폭발이 이뤄졌을 경우 피해는 더 컸을 수 있다는 의미다. 경찰 수백명이 투입돼 사건의 경위와 원인 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테러범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도 지목되지 않았으며, 배후를 자처한 세력도 나오지 않고 있다.
이번 테러는 지하철 문 앞 좌석 인근에 놓여 있던 흰색 통이 지하철역에 들어선 객차의 출입문이 열린 직후 폭발하며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목격자들은 “비닐 가방에서 섬광과 함께 폭발음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출근을 하다 인근을 지나가던 BBC 기자는 “폭발음 같은 소리가 들린 후 사람들이 열차에서 뛰어나갔다”면서 “현장에서 벗어나려다가 찰과상 같은 것을 입은 사람들이 있었고, 완전 공포였다”고 말했다.
15일 오전(현지시간) 영국 런던 남서부 파슨스 그린 지하철역의 지하철 객차 내에서 발견된 폭발물. 트위터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는 테러 직후 “파슨스 그린에서 부상을 당한 시민들, 이번 테러에 다시 한번 신속하고 용감하게 대응한 응급 대원들과 뜻을 함께 한다”고 성명을 냈고, 앰버 러드 내무장관은 “일상의 시민들이 또다시 무차별적인 방식으로 (테러의) 목표가 됐다”고 규탄했다. 사디크 칸 런던시장도 “우리를 해하고 우리의 삶을 파괴하기 위해 테러를 이용하는 끔찍한 이들을 강도높게 비난한다”며 “시민들은 차분하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지하철 폭발은 올 들어 벌써 4번째로 영국에서 발생한 테러다. 지난 3월 런던 의사당 인근에서 시민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시킨 후 흉기를 휘두른 공격이 일어난데 이어 5월엔 북서부 도시 맨체스터의 공연장에서 이슬람 극단주의를 추종했던 20대 남성의 자폭 공격이 일어나 10대 청소년들과 어린이 등 20여명이 사망했다. 영국 정부는 맨체스터 테러 이후 테러 경계수준을 가장 높은 ‘위기’(critical)로 격상했으나 현재는 ‘심각’(severe) 단계로 낮춘 상황이다.
최근 몇년새 ‘외로운 늑대’ 등이 시민들의 일상을 노리는 테러가 늘어나면서 당국은 보안과 경계를 확대하고는 있지만 사전에 공격을 막기는 쉽지 않다. 가디언은 2013년 6월 이후 경찰이 19건의 테러 계획을 무산시켰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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