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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중동과 아프리카

시리아 화학무기 피해지역, 식수·작물 오염… 인근 300만명 먹을거리 위협 ‘2차 피해’

by bomida 2013. 8. 26.

시리아 화학무기가 간신히 살아남은 주민들의 삶도 위협하고 있다. 여기서 나온 독성이 먹을거리와 식수를 오염시켰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가 컸던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구타 지역은 인근 300만명이 먹을 채소와 육류, 유제품의 주생산지다.

지역 주민 하나 할머니는 “딸이 셋인데 매일 나에게 와서 ‘엄마, 수박은 어떨 거 같아요? 이것도 화학물질이 흡수됐겠죠? 우유는?’ 하며 하루 종일 걱정한다”며 “애들을 진정시키고는 있지만 나도 걱정이 된다. 손자들이 잘못되면 어떡하나”고 말했다고 25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40세 남성
은 “지금도 창문을 닫아야 하는지, 공기 중에 독성이 얼마나 남아있는지 걱정된다”고 했다.


이번 공격에 사용된 사린가스는 물과 잘 섞인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시리아 주민들이 사린에 오염된 물을 접촉하거나 마실 수 있는 위험이 크고, 식품을 통해 노출될 위험도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러나 시리아 정부는 아직 오염 잠재성에 대비한 조치 등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사망에 이를 수 있는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이 지역 주민들은 정부군의 물자 차단과 정부군과 반정부군의 교전 탓에 먹을거리 부족난에 시달려왔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직접 채소와 과일을 재배해 먹고 있었다.

다마스쿠스 인근 도우마 지역의 활동가 사마라(20)는 “어머니가 밀수꾼에게 뇌물을 주고 아기 분유를 사왔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23일 전했다.

그러나 간신히 버틴 일상마저 이번 화학무기 공격으로 무너졌다. 일부 상점은 문을 열기는 했지만 생필품 값이 이미 두 배 넘게 뛰었다. 수도 동부 자말카에 사는 모함마드 살라헤딘은 “지난주 화학무기 공격 전에 장을 본 것이 아주 조금 남아있을 뿐 냉장고는 비어 있다”고 말했다.

또 독성가스에 오염된 집을 피해 은신처를 찾는 가구도 생기고 있다. 일곱 식구의 가장인 아마드는 화학무기 공격을 받은 무아다미야를 탈출해 자신이 일하는 다마스쿠스 건물 지하실로 피신했다. 부인, 다섯 아이들과 지하실 단칸방에 산다. 그는 “더 이상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군사개입을 하면 어떻겠느냐고 물었나. 더 나빠질 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수도 인근 도우마의 활동가 수전(30)은 “사람들은 폭격이 일어날 때마다 ‘또 화학무기 아닐까’ 하며 두려워하고 있다.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