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마크롱, 첫 회담 상대 메르켈…올랑드 “프랑스 개방성 확인”
ㆍ극우 득세·정치 불신 풀어야
유럽연합(EU)은 에마뉘엘 마크롱(39)이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프렉시트’의 고비를 넘겼다. 마크롱도 EU 개혁을 주장하기는 하지만, 지난해 6월 브렉시트 이후 네덜란드와 프랑스에서도 커졌던 ‘반EU’ 움직임에 제동을 걸었다는 데에 일단 안도하는 분위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8일(현지시간) “매우 기쁘다”고 환영하며 “그가 프랑스와 독일, 전 유럽의 수많은 사람들의 희망을 나타냈다”고 밝혔다. “공동의 도전과제에 직면한 독일과 프랑스는 EU를 안정적이며 성공적인 미래로 이끌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고립주의를 주장한 민족전선(FN)의 마린 르펜을 경계하며 마크롱을 공개 지지했던 메르켈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 메르켈은 이날 저녁 베를린으로 프랑수아 올랑드 현 프랑스 대통령을 초청했다. 마크롱도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곧 독일을 방문하겠다고 밝혔다.
독일 언론들은 마크롱이 당선 뒤 가장 먼저 만나는 외국 정상은 메르켈이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올랑드는 마크롱의 “큰 승리”가 “EU에 대한 지지와 세계를 향한 프랑스의 개방성을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도 “마크롱의 리더십으로 더 강하고, 공정한 유럽을 기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유로화는 출구조사 발표 직후 전 거래일인 지난 5일보다 0.3% 상승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6개월 만에 최고였다.
하지만 이번 대선에서 표출된 기득권에 대한 불신과 기성 정치권의 몰락, 극우파의 득세와 같은 위험 신호들은 영국이나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다. 프랑스는 극우 대통령 탄생을 막았지만 민족전선 득표율이 34%에 이르렀다. 대선 유효 투표율은 1969년 이래 최저였다. 정치 불신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마크롱이 대통령이 됐지만 그가 이끄는 신생정당 ‘앙마르슈(전진)!’가 다음달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가능성은 적다. 입소스 여론조사에서 앙마르슈가 절반을 넘기는 걸 바라지 않는다는 응답이 61%였다. 9월에는 독일이 총선을 치른다.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브뤼셀(EU)은 이미 9월 이후를 생각하고 있다”고 썼다. 하지만 메르켈에 보조를 맞출 만큼 마크롱이 자국 내에서 정치 기반을 튼튼히 하지 못한다면 EU에 다시 힘을 실으려는 노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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