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형 드럭스토어 업체가 연간 20억달러(약 2조1580억원) 손실에도 전국 매장에서 담배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의약품과 생필품을 함께 파는 체인점 CVS 케어마크는 오는 10월부터 7600여개 매장에서 담배를 팔지 않는다고 5일(현지시간) 밝혔다. 래리 멀로 CVS 회장은 “고객들의 건강을 위한 활동을 하면서 담배를 함께 판다는 것은 정말 모순”이라며 “단기적인 성공이 아닌 장기적 관점의 결정을 내렸다”고 CBS방송에 말했다.
CVS는 매년 담배 판매수익으로 15억달러를 번다. 담배를 사러왔다가 다른 상품을 구매하는 간접 매출까지 합치면 이번 조치로 연간 20억달러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회사 측은 금연 프로그램 등 건강 관리제품을 강화하면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훌륭한 모범 선례를 남겼다”며 환영 성명을 냈다. 오바마는 “흡연과 관련된 사망과 암, 심장질환을 줄일 수 있고 정부의 보건비용을 감축시키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흡연율은 1965년 43%에서 현재 18%로 줄었으나 매년 48만명이 담배와 관련된 질환으로 사망하고 있다.
미국에서 처방전이 필요없는 약을 조제하는 등 시민 건강생활에 큰 역할을 하는 드럭스토어에서 담배를 팔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보스턴·샌프란시스코 등 일부 도시는 이미 약국에서 담배 판매를 금지하고 있고, 업계 2위인 CVS가 드럭스토어 가운데 처음으로 이 같은 조치를 결정하면서 다른 유통업체들도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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