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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중동과 아프리카

시리아 반정부군 수장 “싸움 거의 끝…아사드와 협상은 없다”

by bomida 2013. 12. 19.

ㆍ알자지라와 첫 언론 인터뷰…이란 등 다른 중동국가 향한 경고도


시리아 최대 반정부군 조직인 알누스라전선의 지도자 아부 무함마드 알 줄라니가 처음으로 언론과 인터뷰를 하고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의 협상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줄라니는 19일 공개된 알자지라 영상에서 “싸움은 거의 끝났고, 우리가 70%를 장악했다”며 “곧 승리할 것이고 ‘언제냐’가 문제”라고 밝혔다. 다음달 열리는 시리아 평화협상(2차 제네바 회의) 결과도 수용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받아들일 수 없다. 전쟁 현장에 없었던 이들(회담 참가자들)이 희생자, 피를 흘린 이들을 대표할 수 없다”며 “이 협상은 시리아를 50~100년 후퇴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알자지라 타이시르 알로니 기자가 시리아에서 알카에다 계열의 알누스라전선 지도자 아부 무함마드 알줄라니(오른쪽)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알자지라


알누스라전선는 이라크 알카에다 무장세력을 주축으로 지난해 꾸려진 단체다. 이슬람 법률(샤리아)을 따르는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직원은 최대 2만명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대규모 자살 폭탄테러를 벌인 최대 도시 알레포를 비롯해 시리아 전역에 기지를 마련해 정부군과 교전 중이다. 미국과 유엔은 알누스라전선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했다.

줄라니는 신변보호를 위해 은신한 장소에 대한 언급 없이, 얼굴을 가리고 카메라를 등진 채 인터뷰에 응했다. 지난 10월 사망설이 돌기도 한 그는 2011년 숨진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을 언급하며 “당시 보안팀보다 철저하게 경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골란고원 출신인 것 외에 국적조차 알려진 바가 없으나, 시리안프리프레스는 빈 라덴이 알카에다 이라크 지도자로 임명한 아부 부사브 알자르카위의 처남이라고 전했다. 알자르카위는 2006년 사망했다.

아사드와 맞서고 있는 그는 타협은 없다고 밝히며 다른 아랍국에도 경고를 보냈다. 그는 “아사드가 권력을 유지하면 이란의 이익을 도모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음 목표는 사우디아라비아 등 아라비아반도 국가가 될 것”이라며 “미국이 이란과 화해 분위기를 만드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내전의 정치적 해결을 위해 정부군과 반정부군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려고 노력 중이다. 반정부군을 후원하는 서방은 같은 시아파 소수파인 알라위파의 아사드 정권을 후방에서 지원 중인 이란을 정부 대표로 내세워 협상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반정부군을 이끄는 줄라니의 이 같은 발언은 협상 전망을 어둡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