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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프랑스 “핵무기 못 막아” 반대… 막판에 틀어진 이란 핵협상

by bomida 2013. 11. 10.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P5+1)이 사흘간 이란과 진행한 핵협상이 불발됐다. 기대가 높았던 합의안 타결은 막판에 프랑스의 반대로 무산됐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1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확실한 진전을 보였으나 다소 의견 차이가 남아 있다”며 “오는 20일 회담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은 지난 7일 시작 후 빠르게 전개돼 8일 합의안 작성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프랑스가 합의안이 이란의 핵무기 제조를 막기에 충분치 않다고 주장하면서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논의는 9일까지 연장됐지만 결국 결론은 내지 못했다. 



로랑 파비우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앞서 8일 프랑스 앵테르라디오 인터뷰에서 “멍청한 논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스라엘과 중동권 안보 위협 여부를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협상에서 이란의 마지막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미국은 당근, 프랑스는 채찍의 역할을 하려한다고 분석했다. 


이란 핵협상에서 강경노선을 취했던 프랑스가 최근 정치권의 핵무기 비확산 의지까지 반영해 서방 4개국 중 가장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협상에 참여한 한 외교관은 “미국·유럽은 장시간 이란과 협상을 해왔다. 프랑스가 뒤늦게 참여해 협의안의 적절성을 들어 개입해 보려는 것일 뿐”이라며 영향력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협상의 걸림돌은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어디까지 철수하고 서방은 제재를 어느 수준까지 완화할 것이냐다. 서방은 이란이 테헤란 동남부 아라크의 중수로 가동을 멈추고, 핵무기용으로 전환될 수 있는 20%의 농축우라늄 비축량분을 포기해야 한다고 본다. 이스라엘은 핵 협상 자체에 반대하며 이란이 단기간 농축도를 높일 수 있는 3.5% 농축우라늄 비축분과 원심분리기 가동도 줄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이란과 미국은 불신의 역사가 길지만 진지한 논의를 가졌고 각국 이해관계가 첨예한 협상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면서 “협상은 상호간 존중과 이란의 권리들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속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 정책위원회 호세인 나카비 호세이니 대변인은 “프랑스가 시오니스트(이스라엘)의 입장을 앞세워 비논리적으로 핵 프로그램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위원회 이스마엘 코위사리 의원도 “프랑스가 이스라엘을 대신해 이란에 대한 비관적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고 현지 프레스TV가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