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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이탈리아 ‘람페두사 희생자’ 국장 치르기로

by bomida 2013. 10. 10.

ㆍEU와 함께 뒤늦게 난민 대책


“부끄러운 줄 알아라. 살인자.”

이탈리아 남부 시칠리아 인근 람페두사 주민들은 9일 이 섬을 찾은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엔리코 레타 이탈리아 총리를 향해 소리쳤다. 두 사람은 람페두사로 배를 타고 오다 사망한 이들을 조문하고 생존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이날 현장을 찾아가는 길이었지만 그동안 책임을 방기했다는 비난은 피할 수 없었다. ANSA통신은 지난 3일 500여명이 타고 들어오다 화재로 침몰한 난민선의 희생자가 302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여성이 83명, 어린이도 9명 포함됐다.

최악의 참사에 유럽은 뒤늦은 난민 정책을 내놨다. 바호주 집행위원장은 “수백개의 관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을 평생 잊지 않겠다”며 EU기금 중 3000만유로(436억원) 규모의 난민센터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레타 총리는 희생자 장례식을 국장으로 치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번 사고 생존자들이 경찰 조사를 받은 데 “총리로서 부끄럽다”며 “불법 이민자를 범법자에서 제외, 처벌하지 않는 방안을 논의할 때”라고 말했다.

 "살인자" 항의받는 EU 집행위원장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을 찾은 조제 마누엘 바호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이 유럽의 난민 방치에 항의하는 주민들 앞을 지나가고 있다. 람레두사|AFP연합뉴스


올해 람두페사를 통해 이탈리아로 3만명 이상이 배를 타고 들어왔다. 내전 중인 나라를 탈출한 시리아인과 잔인한 정권을 피해 도망친 동아프리카 에리트레아인이 각 7500명씩이다. 소말리아인도 3000명이나 된다. 매년 유럽으로 가려는 사람들 수는 늘고 있지만 유럽의 벽은 높기만 하다.

독일 슈피겔의 9일 보도에 따르면 그리스는 최근 불법입국한 시리아 난민 8000여명을 체포했고, 달랑 2명만 난민으로 인정해줬다. 프랑스에선 난민 신청서 접수부터 심사 결과가 나오기까지 평균 1년8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