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한·EU FTA 역효과
유럽산 명품 업체들이 판매 가격을 속속 인상하고 있다. 한·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관세가 없어지면 가격이 내릴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정반대 현상이다. 프랑스 루이뷔통은 2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4~6%씩 값을 올렸다. 프랑스 샤넬은 5월 주요 핸드백 값을 25% 인상했다. 이탈리아 프라다도 이달 들어 3~12%씩 가격을 올렸다. 프랑스 카르티에는 15일부터 시계 값을 3~8%씩 인상하기로 했다. 명품 화장품 업체들도 가세했다. 프랑스 샤넬과 크리스티앙 디오르, 로레알은 립글로스와 향수, 자외선차단제 값을 인상했다.
한·EU FTA 발효로 유럽산 가방(8%)과 의류(13%), 화장수(6.5%)에 붙는 관세가 즉시 또는 단계적으로 없어지지만 미리 값을 올려 FTA 효과가 사실상 사라진 셈이다.
명품 브랜드 업체들은 “환율을 감안해 세계적으로 값을 조정한 것”이라며 “제품 생산은 유럽에서 하지만 홍콩, 스위스 등 EU 비회원국을 거쳐 들어와 관세가 감면되지 않기 때문에 가격 인하 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프랑스 고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는 유일하게 15일부터 가격을 최대 10% 내리기로 했다. 에르메스의 베스트셀러 상품인 버킨25 핸드백의 경우 1236만원에서 1199만원(3%), 캘리 35는 988만원에서 929만원(6%)으로 내린다.
에르메스코리아 관계자는 “한·EU FTA로 인해 관세가 면제되는 부분이 있어 이를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값이 올라도 명품 판매는 늘고 있다. 루이뷔통의 국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보다 31.2%, 샤넬은 54.8%, 구치는 19.5% 증가했다.
이문규 연세대 소비자마케팅학과 교수는 “값이 크게 올라도 구매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소비자가 ‘이성적인 소비’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남에게 보여주려는 과시욕과 자기 위로 등 탓에 값이 비쌀수록 그 제품을 더 선호하고 집착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유통'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 떠오르는 커피의 나라” (0) | 2012.05.06 |
---|---|
파리서 사면 입국 때 세금 내도 국내 백화점보다 200만원 싸 (0) | 2011.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