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령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섰던 네팔 산악인이 다시 에베레스트 등반길에 나섰다가 산에서 숨을 거뒀다.
카트만두포스트는 네팔 관광부를 인용해 올해 86세인 민바하두르 셰르찬(사진)이 6일(현지시간) 오후 에베레스트에 오르기 위해 머물던 베이스캠프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된다.
영국군에 동원됐던 ‘구르카 용병’ 출신이기도 한 그는 2008년 5월 76세의 나이로 세계 최고봉인 8848m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라 최고령 등반가로 기록됐다. 산악지대인 미아그디에서 태어나 고산병을 겪지 않는, 타고난 산악인이었다. 1960년 히말라야의 8167m 규모 거봉 다울라기리 등반을 계획한 스위스 탐험대의 네팔 정부 연락관으로 임명되면서 고산과의 인연이 시작됐고 2003년 73세의 나이로 처음 에베레스트에 올랐다.
하지만 ‘최고령’ 타이틀은 2013년 5월 일본 산악인 미우라 유이치로(三浦雄一郞)가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하면서 빼앗겼다. 기록을 되찾기 위해 2015년 재등정을 준비했으나 그해 4월 네팔에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일정을 연기했다. 지진의 여파로 에베레스트에서도 눈사태가 일어나 등반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올 3월 카트만두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봄이 되면 다시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르겠다고 선언했고, 4월 산으로 떠났다. 셰르찬은 당시 기자회견에서 “에베레스트만 생각하면 열 여섯살이 된 것 같다”며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의 기록을 깨기 위해 도전에 나선다”고 말했다. 떠나기 직전 인터뷰에선 “등반을 마치고 유명해지면 분쟁지역을 다니며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으며 “등반에 앞서 받은 수개월간 훈련기간 동안 호흡 문제도 없고 혈압도 정상이었다”고 설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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