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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이슈/서울이야기

세빛둥둥섬 우여곡절 끝에 ‘세빛섬’으로 7년만에 개장

by bomida 2014. 10. 16.



한강 반포대교 남단에 떠 있는 ‘세빛섬’이 지난한 곡절 끝에 15일 문을 열었습니다. 카페 등 일부 시설들을 개장을 했지만 이번엔 전면 개방되는 것이죠.


서울시가 인공섬 사업을 구체화한지 꼬박 7년만에 드디어 섬이 제 구실을 하게 됐네요. 


15일 열린 세빛섬 개장식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축하연설을 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사실 세빛둥둥섬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친근합니다. 아무래도 푸닥거리가 많았던 이름이라 운영사가 문을 열면서 개명을 한게 아닌가 싶네요.

 

세빛섬은 ‘세 개의 빛나는 섬’이라는 뜻입니다. 영어의 ‘굉장한’이란 의미를 가진 어썸(awesome)을 3개 섬과 결합해 세빛섬(some sevit)이라고 지은 것이라고 하네요.


3개 섬은 가빛섬(some gavit)과 채빛섬(some chavit), 솔빛섬(some solvit)인데 이 이름들의 어원도 영어네요.


연면적은 9995㎡(약 3000평)으로 인공섬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가빛섬에는 컨벤션 센터와 카페, 채빛섬은 레스토랑, 솔빛섬에는 수상 레저시설이 들어갑니다. 섬들은 다리로 연결돼있고요.


또 하나 숨은 섬이 있는데 한가에 떠있지는 않고 한강반포 둔치에 있습니다. 갤러리로 쓰이는 ‘예빛섬’까지 사실 섬이 총 4개네요.

위에서 보면 더 잘 보이죠?


세빛둥둥섬으로 더 잘 알려진 세빛섬의 시작은 지난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당시 한강르네상스로 한강 주변 관광 개발을 위한 정책 추진하면서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받았죠. 정책 제안을 하는 서울시 사이트인 ‘천만상상 오아시스’에 2007년 한 시민이 “떠다니는 섬을 한강에 만들자”는 의견을 냈왔고 오 전 시장은 이를 받아들여 담당부서에 조성을 지시했습니다.

‘떠있는 섬’에 대한 타당성 조사에 들어간지 반 년만에 추진 계획안이 나왔고 이듬해인 2008년 초 3개의 인공섬으로 구성된 섬 형태의 디자인을 확정한 뒤 민간사업자 공모를 마쳤죠.

2009년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 9월에 공사가 시작됐습니다. 당시 총 사업비는 민간자본 964억원으로 시작는데요.


시행사 (주)플로섬이 30년간 운영한 뒤 서울시에 기부채납하는 민자유치(BOT) 방식이었죠. 플로섬의 지분은 효성(57.8%)과 SH공사(29.9%), 대우건설(5%), 진흥기업 외 3개사(7.3%)가 지분을 나눠 가지고 있습니다.

공사가 마무리 작업에 들어가자 서울시는 ‘세빛둥둥섬’이라 이름을 확정하고 2011년 5월 전망 공간인 옥상과 각 섬에 설치된 데크 등만 우선 시민들에게 개방했습니다.



하지만 개방 첫 행사로 외국브랜드의 패션쇼가 진행되면서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죠. 시민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서울시민들을 위한 수변공간을 만들겠다던 서울시가 고가의 ‘모피쇼’를 열면서 공공성을 뒷전으로 했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2011년 6월 세빛둥둥섬에서 모피 패션쇼를 앞두고 동물보호단체 한 회원이 항의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같은해 9월 우여곡절 속에 세빛섬은 완공됐지만 운영사 선정을 둘러싼 문제가 불거지면서 출입은 다시 통제됐는데요.

잡음이 계속되자 서울시가 2012년 세빛섬 조성사업을 둘러싼 대대적 감사에 들어갔고 법적 절차를 무시한 불공정 계약 등이 밝혀졌습니다.



시의 중요 재산을 취득·매각할 때 시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지만 세빛섬은 이를 어겼고 공유재산 취득시 선 기부채납 후 무상사용 방식을 택해야하나 세빛섬은 선 무상사용 후 기부채납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것이죠. 또 협약이 2번 바뀌면서 총 사업비가 662억원에서 1390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고 무상사용 기간도 20년에서 30년으로 연장돼 사업자에게 부당한 이익이 돌아갔죠. 연간 하천준설비도 10배나 부풀려진 사실도 감사에서 드러났습니다.


관련 공무원 15명이 징계를 받았고 사업자에게는 운영 지연에 따른 보상금 92억원이 시에 물어내라는 판결이 나왔죠.


이후 서울시는 사업 정상화를 위해 운영사 선정에 들어갔으나 임대기간과 임대료에 대한 의견 차이가 커 난항을 겪었습니다. 지난해 시가 직접 섬을 매입해 운영하는 방법까지 검토하다가 플로섬의 대주주인 효성이 운영을 맡기로 하면서 실타래가 풀렸죠.


사실 서울시는 직접 이 섬을 사들여 운영하는 방식도 생각했었죠.


서울시는 효성이 운영을 결정하면서 무상 사용기간을 20년으로 줄이고 10년 유상사용 뒤 기부채납기로 합의를 했고, 운영지체보상금 92억원은 세빛섬 공공성확보에 전액 투자하기로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