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세이브더칠드런 보고서… 휴대폰 불빛 아래 수술, 의료체계도 붕괴
올해 열여섯이 된 사디(가명)는 마을 폭격 당시 무기 파편에 부상을 당했다. 응급치료는 받았지만 척추에 박힌 파편은 제거하지 못해 휠체어에 앉아 가족의 도움으로 생활한다. 파편을 빨리 제거하지 않으면 마비까지 올 수 있다. 하지만 수술 장비가 없는 임시 병원에서는 손쓸 방법이 없다. 사디는 “내 유일한 소망은 걷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이 일어나기 전 암 진단을 받은 오마르(가명)는 종양이 커져 혈관을 막았다. 전쟁통에 할 수 있는 조치는 한쪽 다리를 절단하는 것뿐이었다. 병세가 계속 악화되자 아버지는 오마르를 업고 필사적으로 국경을 넘었다. 하지만 치료가 너무 늦어져 오마르는 열네 살 나이로 세상을 떴다.
시리아 내전 3년은 아이들의 삶을 완전히 바꿔놨다. 1만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120만명은 주변국을 떠도는 난민이 됐다. 인도적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은 430만명에 이른다. 특히 계속된 교전으로 의료체계가 무참히 파괴되면서 다친 아이들이 치료를 받지 못해 죽을 수밖에 없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병원과 의료진은 전쟁 중 불가침 영역이지만 세이브더칠드런이 발표한 시리아 내 의료시설을 조사한 보고서를 보면 이들은 이제 공격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의료진들이 시리아의 한 야전병원에서 휴대전화로 불을 밝힌 채 다운증후군을 가진 아기를 치료하고 있다. | 세이브더칠드런 제공
▲ 응급치료도 받기 어려워
폭격 상처·만성질환 방치
예방접종 못해 전염병 우려
시리아 내 병원은 60%가 파괴됐고, 주요 보건시설도 38%가 사라졌다. 의사 절반 이상은 피란길에 올라 나라를 떠났다. 5000명의 의사가 있던 알레포에는 36명만이 남았다. 표적 사살되거나 수감된 의료진도 많다. 남아 있는 의료진은 잦은 공격을 피해 병원시설을 버리고 일반 가정집을 임시 치료소로 쓰고 있다. 거실에 수술실을 만들고 휴대전화로 불빛을 만들어 수술하기도 한다. 의사 아흐마드(가명)는 “시리아 의사로서 나라의 의료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숙련된 의료진도 태부족해 응급진료가 가능한 의사는 공공병원에 0.3%만 남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9월까지 57만5000명이 내전 중 다쳐 장애를 갖게 됐다고 집계했다. 대부분 아이들은 총격이나 폭격에 심한 화상과 골절상을 입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한 의료시설의 경우 환자 24%가 14살 이하의 아이들이다. 한 의사는 “심한 화상과 골절로 온 아이들은 복합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여기서는 방법이 없다”며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팔, 다리를 잘라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암과 간질, 천식, 당뇨, 고혈압, 신부전 등 만성질환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아이들도 많다. 일주일에 1~2번씩 수혈을 받아야 하는 어린 빈혈 환자들은 혈액을 저장할 냉동고도, 혈액형을 검사할 장비도 없어 속수무책이다. 미국의 시리아의료지원기구는 지금까지 만성질환자 20만명이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리아의료원조기구연합은 시리아 내 투석 환자 5000명과 암 환자 7만명이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고 집계했다.
폭격 상처·만성질환 방치
예방접종 못해 전염병 우려
시리아 내 병원은 60%가 파괴됐고, 주요 보건시설도 38%가 사라졌다. 의사 절반 이상은 피란길에 올라 나라를 떠났다. 5000명의 의사가 있던 알레포에는 36명만이 남았다. 표적 사살되거나 수감된 의료진도 많다. 남아 있는 의료진은 잦은 공격을 피해 병원시설을 버리고 일반 가정집을 임시 치료소로 쓰고 있다. 거실에 수술실을 만들고 휴대전화로 불빛을 만들어 수술하기도 한다. 의사 아흐마드(가명)는 “시리아 의사로서 나라의 의료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무너진다”고 말했다. 숙련된 의료진도 태부족해 응급진료가 가능한 의사는 공공병원에 0.3%만 남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9월까지 57만5000명이 내전 중 다쳐 장애를 갖게 됐다고 집계했다. 대부분 아이들은 총격이나 폭격에 심한 화상과 골절상을 입었다. 세이브더칠드런이 운영하는 한 의료시설의 경우 환자 24%가 14살 이하의 아이들이다. 한 의사는 “심한 화상과 골절로 온 아이들은 복합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여기서는 방법이 없다”며 “과다출혈로 사망하는 것을 막기 위해 팔, 다리를 잘라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암과 간질, 천식, 당뇨, 고혈압, 신부전 등 만성질환으로 생명이 위태로운 아이들도 많다. 일주일에 1~2번씩 수혈을 받아야 하는 어린 빈혈 환자들은 혈액을 저장할 냉동고도, 혈액형을 검사할 장비도 없어 속수무책이다. 미국의 시리아의료지원기구는 지금까지 만성질환자 20만명이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리아의료원조기구연합은 시리아 내 투석 환자 5000명과 암 환자 7만명이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있다고 집계했다.
시리아 북부 한 마을에 작은 병원의 모습. 이 곳은 전쟁 전에는 평범한 가정집이었으나 지금은 임시 병원이 됐다.세이브더칠드런 제공
내전은 새 생명의 탄생마저 막고 있다. 시리아의 산부인과는 4곳 중 한 곳만 남아 있고, 격전지 홈스에는 단 한 곳도 없다. 구급차는 거의 남아있지 않아 산모들은 병원에 갈 수 있는 때에 맞춰 원치 않는 제왕절개를 하고 있다.
2011년 19%에 불과했던 제왕절개 비율은 지난해 45%로 두 배 이상 늘었고, 군병력이 포위한 도시는 그 비율이 75%에 이른다. 이 때문에 조산아가 늘고 있지만 인큐베이터는 전력 부족으로 사용하지도 못한다. 사미라(28·가명)는 임신 5개월에 피란길에 올라 난민촌에서 칠삭둥이를 낳았다. “의료진이 없어서 다른 여성들의 도움만 받아 아이를 낳았지만 집중치료를 받지 못해 2시간 만에 죽었어요.”
91%에 이르던 유아 예방접종률도 내전 발발 1년 만에 68%로 떨어졌다. 2010년 연간 26명에 그쳤던 어린이 홍역 환자는 올해 첫 주에만 84명(5세 이하)이나 됐다. 1995년 이후 사라진 소아마비도 다시 나타나 현재 8만명이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같이 발병률이 급증하면서 전염성이 큰 바이러스가 국제적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세이브더칠드런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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